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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너무 평번함 소설이기에 감상문을 쓰기에 막막한 경우가 있다.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기대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생각했던 그대로 끝났는데 대체 무슨 감상을 남겨야 한단 말인가? 물론 <페스트>가 전현 못 쓴 소설은 아니지만 말이다.
알베르 카뮈를 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 <이방인>을 읽었을 때가 처음일 것이다. 해설까지 다 읽고 인터넷을 뒤지고 나서야 감을 잡은 요상한 소설이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작가 철학의 선전용 도구가 되는 소설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확실한건 카뮈는 자신의 철학(이런저런 생활적 철학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상적 철학)을 소설 속에 담아내려 했고 실존주의라는 사상은 카뮈의 소설들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는 것이다. <이방인>과 마찬가지로 <페스트> 역시 그런 방향에서 쓰인 소설이다. 어딘가의 카뮈의 구상 노트 글에서 <이방인>은 부정을, <페스트>는 긍정을 드러낸다고 하던데 과연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페스트>는 오랑이라는 한 소도시에서 페스트가 창궐한 후, 약 1년 동안 폐쇄된 도시 내부의 사람들의 삶을 다룬다. 그 속에서(카뮈답게도) 여러 사람들의 삶의 태도, 그들이 실존적 삶에 대해 다룬다. 재난소설의 효시라고도 하던데 순문학에서나, 장르문학에서나 상당한 위치를 점한 것을 생각하면 소재 하나는 정말 잘 잡았다 생각한다.
소설은 극히 사실적이다. 자신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재난(그것도 페스트다! 페스트하면 쥐들이 우글거리는 중세풍 성과 피 토하는 귀족들이 생각나지 20세기의 프랑스가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에 직면한 인물들은 자신의 의무를 묵묵히 수행하기도, 도시를 탈출하려 하기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보내기도, 그리고, 그리 많은 수는 아니지만, 페스트가 창궐해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인물도 있다. 현실과 크게 차이가 나 보이지는 않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페스트>는 소설보다는 사회심리 서적, 혹은 집단 연구서적의 느낌을 더 강하게 띠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이방인>에 비하면 좀 못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방인>이 좋아하는 소설은 아니지만 뫼르소라는 특이한 인물이 보여주는 상당히 현실적인 면모(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뫼르소가 현대인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이 조금 극단적일 뿐이지.)와 그를 둘러싼 부조리한 사회, 그 사회 안에서 뫼르소가 얻는 깨달음 등 실존적 인간이라는 카뮈의 철학을 잘 녹여낸 수작이라는 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카프카가 보여준 세계를 좀 더 구체화하여 자신의 철학적 논문으로 사용한 듯한 느낌도 든다.)
<페스트>는 그에 반해 평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갑작스런 부조리 속 다양한 인간군상, 그러한 커다란 사건들이 인물들의 마음과 머릿속에 남기는 깊은 철학 등 <페스트> 역시 그다지 안 좋은 소설은 아니나 <이방인>에서 보여주었던 뫼르소라는 인물과 그가 가지는 현대인의 보편성에 비하면 <페스트>는 그다지 인상깊어보이지는 않는다. 솔직히 말해 웰메이드 재난 소설 혹은 영화와 그렇게 큰 차이점을 가지나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건 카뮈의 소설 전체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이기도 한데, 그의 소설들은 철학적 토대를 구성하고 설파하기 위해 사용되는 일종의 도구이다 보니 소설이 가지는 다의성과 보편성이 어느 정도 희생된 느낌이 든다.(<이방인>은 그러고도 사회적 보편성 면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주기에 그 수준과 문학적 가치를 인정한다.) 그의 선배라고도 할 수 있는 카프카가 보여주는 불가해한 텍스트와 일반인들이 지나쳐가는 당대 사회 이면의 본질을 드러내는 소설에 비하면 카뮈의 소설들은(그 자체의 가치를 인정하긴 하면서도) 어딘가 불만족스럽다. 소설은 카뮈가 아니라 카프카 아니겠는가?
난 아직 읽는 중인데, 플롯은 딱 인간 군상을 다루는 재난물 느낌이더라. 평범하긴 존나 평범함. 그치만 인간성에 대한 묘사가 끝내주기도 하고, 문장도 하나하나가 참 멋짐.
플롯이 평범하다고 저평가할 만한 소설은 아닌 듯함. 근데 나도 좀 지루해서 취향에 안 맞긴 하다.
저평가할 만한 건 아니지. 다만 이방인에서의 수준과 페스트에 내려지는 찬사를 생각하면 평범함이 아쉬움.
이방인은 안 읽어봐서...
난 너무도 극적이지않아서 좋았음 소설이 너무도 극단적인 상황속에서 메시지를 전파하는것보다는 담담히 이성을 갖춘 사람들이 보내는 이야기를 카뮈가 보여주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