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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커 국제상 수상작, 다비드 디옵의 『밤에는 모든 피가 검다』(원제: 영혼의 형제. 번역명은 본문 1장 소제목)
2021년은 국제상의 시선을 따라가보면 제법 신기한 해다. 흔히 3대 국제상(+ 부커 국제상)이라 부르는 상들의 수상이 모두 아프리카(그중 둘은 세네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자세한 말은 나중에 더 다룰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바, 다비드 디옵의 작품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작품은 정확히 나타나지는 않지만 2차대전 시기 유럽제국들이 치고 박고 싸우던 '아프리카 전역'을 배경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제국마다 낯선 외국어를 통해 각자의 충성을 요구하는 전장에서, 주인공 알파가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마뎀바를 잃는 것이 소설의 시작이다.
소설은 알파의 구술을 통해서 진행되며, 광기와 이성, 환상과 현실, 미신과 운명이 뒤엉키는 전쟁터를 배경으로 알파의 기억과 생각을 빠른 호흡으로 더듬어간다.
여기까진 마치 로스의 <울분>을 읽던 때처럼, 화자 알파의 목소리에 자연스럽게 이끌려 몰입감 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소설은 구성상으로만 보자면 2부의 형태를 취하는데(실제 구분으로는 5부로 구성됨),
1부가 광증에 젖은 전쟁터에서 알파의 행적을 따라간다면, 2부부터는 본격적으로 알파의 목소리를 통해 전쟁 전의 기억을 따라간다.
여기에서는 아프리카 소설에서 흔하게 만나볼 수 있는, 토속적인 가부장제에서의 삶, 방랑자들과 환대자들, 대가족의 기억 등등이 나타난다.
그리고 어린 소년에게 선사되는 (아마 매우 신화적이고 성스러운 의미의) 야스!
이처럼 긴박하고 광기에 젖은 초반부와 토속적인 환상이 물씬 풍겨나는 후반부의 격차로부터 몰입감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두 부분 다 만족스럽게 읽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아쉬운 건 다른 독갤러들도 닳도록 말했던 결말 부분인데, 결말에 당도하고선 당신이 세네갈의 로스입니까?를 외치던 본인도 순식간에 독무룩해졌다.
그렇지만 만약 전쟁소설 특유의 광증에 젖은 인간 묘사, 부조리, 아프리카의 토속적인 환상, 그리고 다소 농후한 야스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읽어봐서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농후한 야스 개추
이것이 캬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