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본: 을유 루쉰전집

1. 번역본에 나오는 ㄱ자 모양의 원문은 曲尺로, 저런 ㄱ자모양 자를 말함

2. 작의 배경인 루진(魯鎮)은 이작품 말고 다른 작품(풍파, 복을비는제사, 마을연극, 내일 등)에서도 배경으로 등장하는 도시인데,

현재 저장성 샤오싱(绍兴)시의 옛 지명으로 루쉰의 고향임

2. 회향두는 사진과 같이 콩을 조리해 만든 요리임
샤오싱에서 발달한 전통지역향토 요리고 노동자들이 이걸 안주삼아 술을 먹는건

지금으로 치면 노가다 아재들이 포장마차가서 소주에 간단한 볶음 안주 먹는 것 같은 느낌임



3. '이곳에 오는 손님의 대부분은 노동자'라는 부분에서 원문은

短衣幫이라고하는데, 노동자들이 짧은 옷을 입고 다닌다고
블루칼라 같이 육체노동자를 비유하는 단어임



장삼長衫은 청나라 때부터 중국 남자들이 주로 입던 옷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때 양반들이 '포' 같은 겉옷을 입고 다녔듯 중국에서도 나름 상의계층 남자들은 장삼을 입고다님

쿵이지가 다 낡고 떨어진 장삼을 입고 다닌다는건

경제적으로 가난하면서 신분과 가오는 포기하지못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줌




4. 서서 술을 마시는 사람 중 유일하게 장삼을 입었다는 것은

쿵이지가 나름 식자층이면서 형편이 넉넉지 못한 노동자와 같은 처지라는 것을 말함


5. 지호자야(之乎者也)란 한문에서 주로 쓰이는 조사의 대표임

한문에서 之(zhi)는 구어체의 的(de)로 소유를 나타내는 조사,
乎(hu)는 구어로 嗎(ma) 의문을 나타내는 조사
者(zhe)는 구어로 這(zhe) 이것이라는 뜻
也는 한문에서 주로 문장 끝에 쓰여 강조를 나타내는 조사

당시 중국은 문어인 한문과 구어체가 철저히 구분되어있어서
한문을 쓰는 것은 학식 높고 신분이 높은 사람이었음

구어도 한문을 쓰듯하는건 단순 문어체말투로 말하는 수준의 어색함이 아니라 나 고상하고 배운사람이다라고 뽐내는 듯한
말투처럼 느껴질듯

이 말투가 쿵이지의 허례허식을 보여줌

그래서 거지같은 꼴에 문어체스러운 말을 쓰는 쿵이지가 놀림 받는듯




6. 쿵이지의 별명이 유래된 상대인공을기(上大人孔乙己)라는 구절은 당시 글을 배우는 어린이들이 쓰던 대표적인 문장 중 하나였음

서당하면 하늘천 따지 이러면서 천자문 구절을 누구나 생각하는거 처럼

많은 사람들한테 익숙하고 쉽게 연상하는 글이었던거 같음


이 문장의 뜻은 대충 성인 공자께서 3천제자와 72현인들을 가르치고 예를 알게했다 이런 내용임


쿵이지의 쿵이(孔乙)는 공자를 가리키는 말이고 지(己)는 공자의 생년을 나타낸 것이다라는 해석이 있는데

이 해석에 따른다면 쿵이지를 공자와 대조하면서 이름과 달리  공자처럼 살지 못하고 비굴한 쿵이지, 또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점차 공자와 유교 사상, 과거제도, 한문이 몰락해가는 것을 상징했다고 봄

상대인(上大人)이라는 말도 뜻이 성인, 큰어른 이런 의미인데
작중 전혀 어른스럽지 않은 쿵이지의 행적을 보면 아이러니함






7. 쿵이지와 손님이 대화하는 장면에서도 쿵이지의 대사는 문어체적이고 고상한 말투임

예시로

원문에서 손님은 훔쳤다라는 단어를 偷라고 구어체로 말하는데

쿵이지는 竊(훔칠 절, 절도할때 절)이라고 문어체스러운 단어를 쓰는 등

식자층스러운 말투를 쓰지만 겉모습은 비루하고 책이나 훔치는 범죄를 하는게 대비됨



8. '군자는 원래 가난하느니라'의 원문은 君子固窮으로 논어 위령공편에 나오는 구절 인용한거

근데 이구절의 원래 의미가 군자는 가난함을 견뎌내지만
소인은 가난하면 함부로 행한다 이런 의미인데


저렇게 번역하는건 좀 뉘앙스가 다르지 않나 싶음

8-1 쿵이지가 저렇게 논어 말 인용을 하는게

자기는 가난해서 책훔쳐서 생계 유지하는 소인이면서 군자를 논하는게
스스로 공자말을 안지키는 모순된 인간임을 강조하는듯




9. 쿵이지가 반쪽짜리 수재(秀才)도 못땃다고 놀리는 대사에서

수재는 중국 과거제도 계급 중 하나로

현급 지방에서 실시하는 시험을 통과하면 동생, 그후 성에서 주관하는 시험에서 통과하면 수재로 불림


수재가 되는 것도 상당히 어렵고 그정도만돼도 지방에선 존경 받았다 하는데

반쪽 짜리 수재라고 하는걸 보면 쿵이지는 동생도 되지 못했다 또는 동생에 머물러서 수재 시험도 못땃으면서 입만 살아있다 이런 의미 같음



10.


쿵이지가 화자에게 글을 가르치는 장면


회향두 茴香豆의 회 茴자를 쓸줄 아냐고 묻는거에
'초두 밑에 돌아올 회 자'라고 함


이 부분은 원문은 '不是草頭底下一個來回的回字呢?'인데

풀 초 草의 머리(艹)밑에 來回(돌아오다)의 돌아올 回자 써서 茴라는 의미임


근데 이런 의미를 한자 안쓰면 뭔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번역이 이걸 못살린거 같아서 아쉬움





11.
첫 페이지에서 20년 전이라고 언급하듯, 이 소설은 화자가 과거의 회상으로 쿵이지를 관찰하여 서술함

도둑질하다 다리가 부러져 기어서 온 쿵이지, 그 뒤로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언급하면서 끝내는 것을 보면


화자도 쿵이지에게 연민과 동정의 감정을 느꼈을 것같음

당시엔 과거제도와 봉건 사회가 몰락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존심만 세우며 도태되는 인물을 풍자한 소설이지만


대졸자가 넘쳐나는데 고용은 불안정하고, 스펙과 직장 기준은 지나치게 상향평준화되고, 청년 백수도 늘면서 히키니 탕핑이니 이런 사회 현상이 나타나는 현대 사회에서도
낯설지가 않은 듯함




루쉰 소설은 중국에선 교과과정에서 많이 배워 전국민적으로 익숙하기도하고 중국 사회 상황과 맞물려 쿵이지가 한때 중국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하는데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거 같아 씁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