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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영화 [디 아워스]를 보며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자살만이 유일한 구원이라고 믿는 사람에게 살아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기적일 수도 있겠다고.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우울에 대해 다행히도 난 무지한 편이다.
그리고 무지하기에 무력하다.
힘내라는 말은 안 하느니만 못할 터이고, 그 아픔에 공감하려는 시도도 가식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렇게 타인과 자신 사이의 좁혀질 수 없는 거리감에 절망감을 느끼며 요령 없이 나이를 먹어간다.

[사양] 속에서 읽혀지는 것은 희망이라기보단 자신의 죽음이 완전히 헛되지는 않길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었다.
사랑과 혁명이라는 언뜻 그럴듯 해보이는 주제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우울감을 감추고, 작가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영향을 남기려 노력한다.
훌륭한 책이건만, 나는 또 멋대로 짐작하고 멋대로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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