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고 이토록 가슴이 벅차오른적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미시마의 가면의 고백에서는
이런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보다는 뭔가 그의 천재성과 치밀함과 인간의 아주 깊은 내면까지 문장으로 표현하는 예술성에 감동받았다면,

봄눈 같은 경우는 초반엔 그 배경이 익숙하지 않고 일본 사극 느낌의 고전적이라 지루했지만,

맑고 순수한 10대의 연애와 남녀의 그 원초적, 시대를 가리지 않는 사랑 그리고 여주인공의 글로만 보아도 아름다운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4번 정도 해보았던 강렬한 사랑과 그 순수하고 미련하며 정열적인 사랑의 본질을, 상처 후에 이미 묻어버려 잠재의식속에 빠져들었던 그 기억들을,
미시마는 한권의 책으로 나의 그 기억을 잔인하리만큼 들쑤시고 끄집어내고 나의 가슴을 울렸다.



최근에 읽었던 하루키 책에선 절대절대절대 느낄 수 없는 그 깊음 이었다.
아직 내가 못 읽어본 문학책은 너무 많다.
하지만 이런 깊음을 글로 언제 느껴보았는가? 이것은 하루키의 그 얕음과 공허함이 아니다. 독자들의 심장을 찌르는 글이다.

쇼펜하우어와 니체가 말한 인간의 내면 가장 깊숙한 곳 까지 도달해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시대의 천재만이 가능한 그 작업을 미시마는 해냈다.

난 하루키 팬이었고 사실 이전엔 일문학에 대해 잘 몰랐으며 오히려 하루키를 제외하면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시마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봄눈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 하루키 독자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