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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아사이 료(1989년생)의 정욕은 2021년 일본에서 출간되어 호평 받았고 많이 팔렸음에도 한국에서는 조금 늦은 2024년 3월에 번역이 되었다. 원서로 읽다가 중간 중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번역판을 참고하였는데 번역은 매끄럽게 잘 된 것 같다.


저자는 LGBTQ 개념에 조차 포함되지 않는 영역의 성욕[性欲, 세이요쿠(せいよく)라 읽음]을 다루면서, 제목처럼 바른 욕망[正欲, 똑같이 세이요쿠(せいよく)라 읽음]이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책은 등장인물들을 교차해나가며 사건을 진행시키는 구성을 취하고 있는데 아주 잘 만들어진 추리소설만큼 치밀하게 짜여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알맹이에는 젊은 작가의 날카로운 생각이나 멋진 표현들이 가득 차 있다.


책의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책에 대한 호불호도 크게 갈릴 수밖에 없을텐데 이 책을 성욕에 대해 한정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이 설정한 커다란 목표에 이르는 흐름' 또는 '다수파'에서 조금 벗어난 사람들('무적(無敵)의 인간')의 이야기로 읽는다면 결국 이 책은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명문대와 'ㅈ잡대', 전문직 대기업과 '좆소기업', 고소득자와 '200충', 아파트와 '하급지 썩빌', 혼인출산과 '도태'. 이 땅에서는 주류 또는 올바른 것(正)이라고 설정해 놓은 루트에서 벗어나게 되면 참으로 비수와 같은 표현들이 서슴없이 날아와 서로의 가슴을 찔러대지 않는가. 하물며 세상이 정해 놓은 올바름에서 벗어난 성적 욕망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일본어 문고판 띠지에는 '책을 읽기 전 자신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라고 적혀있는데 늘 그렇듯 한 인간의 생각은 책 몇 권 읽는다고 바뀌지 않을 뿐더러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나와 다른(보통의 경우 나와 '틀린') 사람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내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을 읽고 적어도 내가 잘 모르는 영역이나 사람에 대해서는 함부로 나대거나 입을 놀리지 말아야겠다고 가슴 속 깊이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