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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책은 이것이다. 개인적으로 감역과 해설을 한 이시즈 토모유키(石津朋之)씨를 매우 신뢰해서 이걸로 샀다. 물론 한국어역이 있다. 한국어역은 <보급전의 역사>의 제목이 붙여있다.





필자는 전쟁사에 관심이 많다. 전쟁사에 대한 여러 글을 읽어보면 자주 나오는 것이 병참(보급)에 관한 고찰의 필요성이다. 전쟁사 서적에선 고대 로마의 여러 전역, 전근대 군대의 기동방식, 나폴레옹 군의 보급방식, 슐리펜 계획의 타당성(특히 필자는 여기에 관심이 많았다.), 2차대전에서의 병참의 역할 등, 전쟁사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문제들이 다루어진다.


크레펠트도 학부생 시절부터 이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보급에 관한 정확한, 양질의 자료가 많이 없던 탓에 관련이 있어 보이는 여러 자료를 하나부터 훑어보았다고 한다. 대영박물관, 심지어 독일연방자료관까지 답사했을 정도였다.


그는 영국의 저명한 군사학자 바질 헨리 리델하트를 크게 비판했는데, <전략론>에서의 슐리펜 계획(제1차세계대전) 부분의 예를 들어보면 분명히 독일군의 보급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그 비판에 대한 표현은 매우 막연하고 애매한 것이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 크레펠트는 많이 실망했고, 그는 모름지기 보급에 대한 문제는 구체적인 숫자와 통계에 입각해서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레펠트의 <보급전의 역사>는 1977년에 제1판이 나왔고, 그 후의 여러 현대전의 의의를 보충한 제2판이 2004년에 나왔다. 크레펠트의 <보급전의 역사>의 출판 이후, 이 책에 대한 많은 호응(비판까지도)이 있었고 크레펠트 또한 바람직한 경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경향 내에서 무분별하게 확증편향이라고 말할 정도의 정보들이 인터넷 상 등에서 게재되어 있다고 비판을 한다.


또한 크레펠트는 자신의 저작의 한계점(그는 이것을 자신의 ‘실수’라고 표현한다.)을 지적하는데, 자신의 연구가 육전(이것은 클라우제비츠와 손자의 경우도 그러하다.), 전략-작전-전술 중에서 특히 작전부분, 그리고 유럽전역에만 국한된 점을 문제점으로 들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저작이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첫번째로 오늘날에는 누구나 보급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며, 두번째로 병참을 고려하지 않는 군사연구는 초보적인 연구라고 누구나 찬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크레펠트는 상술했듯이 2004년에 제2판에서 보유(補遺)부분을 추가했는데, 여기에선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전역의 내용도 추가되어 있다. 그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전역의 특징을 두가지 들고 있다. 첫번째는 대전쟁 이후의 군축이며, 군축에 따라 자연스럽게 보급물자의 양도 줄어들었다고 본다. 두번째는 통상국가간의 전쟁 빈도의 감소를 들고 있다. 이 두번째 항목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세기 후반 이후의 군대는 그 전의 군대보다 더욱 자본집약형이다. 제2차세계대전에서 많은 보병들이 전투에 참가하였고, 미국의 반자동 소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는 구식 볼트액션 단발총을 사용했다. 또한 수송수단에 대해선, 차량화가 많이 진행된 영미(英美)군을 제외한다면, 근대화된 군대를 가진 독일조차 도보로 모스크바까지 간 것이다(이것에 대해선 독일은 민간부분에서 미국에 비해 차량보급 비율이 무려 10분의 1수준, 군사부분에선 개전 전 사용가능한 전 사단 103개 중 16개 사단만 완전 차량화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 10년 후에는 어떠한가. 선진국의 군대는 거의 차량화되어 말과 도보로 인한 수송수단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다음엔 군대의 무기, 특히 현대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차에 대해서 살펴보자. 2차대전에서의 전차의 중량은 30~35톤, 화포구경은 75mm, 출력가능마력은 300이였다. 그 이후 1990년 걸프전쟁을 봐 보자. 전차의 중량은 60톤 이상, 화포의 구경은 120mm, 최대출력마력은 무려 1500이 되었다.


하지만 군대의 무기와 구조가 복잡화됨에 따라서, 운송수단은 극적인 진전을 보였지만 병참의 부담이 경감되거나, 군대가 운용상의 자유를 얻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선 재밌는 예가 있는데, 18세기의 말이 한 전역에서 이동할 수 있는 최대기대범위가 500마일이라고 하자. 실제 전역에서 말은 120마일의 이동범위를 기대할 수 있었는데 이렇다면 효율은 24%가 나온다. 한편, 2차대전에서의 미군의 트럭이 5000마일의 기대범위를 가진다고 하면, 실제 전역에서 500마일 정도를 평균으로 사용했다. 이렇다면 효율은 10%인 것인데, 이것을 보면 18세기의 말버러 공의 군대가 더 능률적으로 기동한 것이다. 실제로 제3차중동전쟁(이스라엘-이집트 전쟁)에서 이스라엘 군은 압도적인 제공권을 가지고 적을 기습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하에서, 하루 40마일 이상을 진군하는 것이 힘들었다.


따라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장래에 있어서의 병참은 더욱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무수한 신부품의 도입과 그것을 개발하고 개량하기 위한 장기적인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론 정밀유도무기나 컴퓨터의 이용으로 병참의 부담을 덜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제비츠가 말하듯이, 전쟁정도로 이론과 실천 사이의 괴리가 심한 인간의 사회적 활동은 없다.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전쟁은 물 속을 거니는 듯한 행위이다. 여러 움직임이 마찰로 인해 둔화되기 때문이다.” 즉, 전쟁이라는 극히 인간적이고 우연에 관련된 사회활동에서 클라우제비츠의 ‘마찰’이라는 개념은 절대적인 것이다.


프랑스의 훌륭한 군사학자 조미니와 <보급전의 역사>의 저자 크레펠트는 병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린다. “군대를 움직이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art)이다.” 실제로 크레펠트는 <보급전의 역사>의 많은 곳에서 전쟁을 둘러싼 문제의 90%는 병참이라고 말한다.


병참은 전략과 마찬가지로 가능성의 기술(art)이다. 하지만 병참에서의 가능성은 준엄한 현실에 의해서 크게 제약을 받는다. 즉, 필요한 보급물자, 조달가능한 범위, 병참조직의 경직성의 정도 및 건전성(2차대전의 미국이 특히 그러했다.)등이 끊임없이 전쟁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크레펠트는 이것을 “한번 사령관이 결심하면, 어디든, 원하는 대로, 먼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하지 않다. 아마도 많은 전쟁은 적의 행동보다 사실에 대한 인식의 결여로 인해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라고 말하고 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여기서 재밌는 부분은 클라우제비츠의 의견이랑은 약간은 대립하고 있다는 점이다.


크레펠트는 물론 많은 저작에서 클라우제비츠를 비판해 오곤 해왔지만(비-non삼위일체이론 등), 결국에 그는 마지막 부분에서 클라우제비츠의 ‘마찰’ 개념을 가지고 자신의 이론을 정리한 것은 재밌는 부분같이 느껴진다.


이 책에 대한 소감은 최대한 애매한 표현(심하게 소위 말하자면 뇌피셜)을 배제하고 구체적인 통계와 수치에 입각해 책을 쓴 점이 매우 훌륭하다고 느꼈다. 제1판은 1977년 출판이지만 2004년의 보유부분의 추가로 지금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의 양서(良書)이며, 군사학, 전쟁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가치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리델하트의 <전략론>과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같이 읽는다면 어떠할까. 필자로썬 매우 권하고 싶다.

그리고 제1장부터 제7장까지 (30년전쟁~제2차세계대전 노르망디 작전)도 개인적으로 정리한 것을 상세히 다루고 싶었지만 글이 엄청 길어질 것 같아서 주로 제2판 보유(補遺)부분만 정리해서 올렸다... 또한 감상글에서 오타나 적절하지 못한 표현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은 아량 넓게 생각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