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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코는 눈을 내리뜨고는 넘쳐흐르는 눈물을 억누르려는지 얇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자세히 보면 창백한 뺨 아래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불꽃같은, 절박한 무엇인가가 타오르고 있다. 떨리는 어깨, 젖은 눈썹, 남자는 그런 것들을 바라보면서 지금 기분과는 연결되지 않지만, 아내의 아름다움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 , 도시코의 시선이 물끄러미 자신의 얼굴에 쏟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눈물을 머금은 그 눈동자 밑바닥에는 거의 적의에 가까운 슬픈 빛이 번뜩이고 있었다. "
" 도시코는 사내를 흘겨보았다. 하지만 눈에도 입술에도 흐르고 있는 것은 미소였다. 그것도 평정을 잃은, 격렬한 행복의 미소였다. 사내는 이때 아내의 미소에서 어떤 냉혹한 무엇을 감지했다. 햇빛에 부옇게 흐려 보이는 수풀 속에서 언제나 인간을 지켜보는 어딘지 기분 나쁜 힘과 유사한 무엇을. "
- <엄마>,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일본의 미의식의 성격은 형식미, 조형미, 인공적인 아름다움과 관련이 깊다고 생각함
민음사 라쇼몽의 수록된, <엄마>는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묘사도 좋고 딱 일본스러운 문체를 담고 있어서 좋아하는 소설임
설국도 비슷한 감성인데 뭔가 솔직히 다 보여주기보다는, 뭔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어렴풋이 타오르는 촛불같은 그런 감성
확실히 코보다 엄마가 낫더라
코나 마죽이나 라쇼몽은 메세지와 주제가 명확해서 조아... 인상적인건 감성있는 묘사속에서 주제를 함축하는? 관념적인 문장이 슥 껴드는데,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스근하게 침투하는 기술이 예술임
난 흙 한 덩이인가 그게 좋았음
다 좋아서 라쇼몽은 꼭 읽어볼만해
특유의 음침하면서도 불안한 인간심리묘사가 지림
" 아름다운 자연과 추악한 정신 " <금색>에 나온 표현인데 미시마 유키오 뿐만 아니라 일문학을 관통하는 말인것같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