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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대체로 소설가지만 누군가는 언더그라운드라는 작품을 최고로 치기도 한다.
언더그라운드는 도쿄 지하철 사린 사건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모아둔 르포르타주다.
하루키의 작품을 좋아하거나 해석하는 사람들에게는 작품 외적으로도 중요하게 여겨진다. 왜냐하면 하루키의 작품관이 바뀌게 된 기점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책을 만들면서 진행한 피해자들의 인터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음은 분명하다.
작품의 구성이 정말 치밀하다. 뉴스나 신문에서 다루지 않은 사건의 실제를 드러내려는 창작의도처럼 일상적이고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던 사람들의 생활이 어떻게 송두리째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 60명의 사람이라면 60명의 다른 삶이 있다. 단순히 사건만을 조사하는 것이 아닌 그동안 자라온 환경, 직업, 나이, 개인의 신념, 취미, 사건을 겪고 생긴 변화(부작용)까지 꾸밈없이 서술되어 있다. 한 사람의 인터뷰를 읽고 나면 마치 한 사람의 삶을 옆에서 관찰한 기분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이야기하는 피해가 더욱 몰입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 책이 하루키의 작품관에 큰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에 동의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하루키가 소설 속에서 다룬 등장인물의 서사와는 반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상실감을 모티프로 전개되는 노르웨이의 숲에서 등장인물이 퇴장할 때 나중의 죽음을 암시하거나 작품 내에서 이후를 알 수 없게 만들어 무심함 혹은 고독을 더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 사건 전에도 이후에도 피해자들은 그 뒷면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너무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또한 하루키는 사건이 유효하게 분석되지 않았다는 책임, 일본인으로서 의식을 느끼고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하루키의 성격이 소속감과 책임보다는 자유에 훨씬 가깝다고 생각하기에 정말 이례적인 변화다. 이 작품 이후의 소설에서는 변화된 작품관인 헌신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또 하루키는 작품 외적으로도 조금 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책에서 사린 사건과 별개로 다양한 일본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던 것도 인상적이다. 그들은 대부분 1시간 이상 긴 통근거리를 오가며 자주 야근을 하고 있었으며 힘든 생활속에서도 가정을 꾸리고 꾸준히 달리기를 하거나 낚시를 하는 등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존경스럽다. 한편으로는 사린을 마시고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는 데도 회사는 가야 한다며 어떻게든 회사까지 향한 내용이 공통적으로 나온 부분에서는 이걸 규칙성을 지키기 위한 절박함이라고 해석해야 할지 사회적 규범을 깨지 말아야 한다는 일본인의 특성이라고 해석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루키센세는 이런책을 더 써주면 좋겟는데 이 기사단장? 이 잘 모르겟네 이게 참
ㅋㅋㅋㅋㅋㅋ 소설가지만 한번씩 이런것도 써주세요
1권에서 피해자들 보면 대부분 긴 통근거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버티고, 아픈 와중에도 어떻게든 출근은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인데, 2권에서 나오는 신자들 쪽 얘기를 보면 너무 대비되는지라 그 괴리감이 참 묘했습니다.
2편은 가해자 시점이라 별로 보고 싶지 않았는데 나름 읽을 가치가 있다고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