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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작 <만엔원년의 풋볼>을 읽었습니다.
꽤나 일문학을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오에의 작품은 처음입니다.
매일 조금씩 나누어 읽었더니 일주일정도 걸렸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을 읽을 때에는 몰입감이 대단해 손에서 놓지 못하고 한번에 읽어버린 것 같습니다.
소설은 꽤나 기이하고 충격적인 도입부의 사건과 함께 시작되며, 그와 동시에 섬세하고 파괴적인 비유들로 가득찬 문장들로 전개됩니다.
오에가 사용하는 비유들은 꽤나 기이하고도 참신하지만 그 비유를 상상하였을 때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고, 은은한 분위기까지 자아내어 정말 일품입니다.
전개에 따라 과거의 사건에 대한 정보가 추가되며, 그에 따라 현재의 인물들에 대한 정보또한 늘어가 인물들은 뚜렷해져갑니다.
그러한 치밀한 설계는 독자로 하여금 어느새 소설의 구성을 뚜렷하게 느끼게 하며 인물들에게 동화되게 합니다.
작품 해설에서도 다루듯이, 소설이 다루고있는 '상처'와 '치유'가 '개인'에서 머물지 않고 '공동체'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지지만, 소설속의 등장인물 개개인이 가지는 상처들에 대해서도 주목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이 시대의 일본에 채 지워지지 않은 죽음의 냄새가 가득하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상처'들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죽음의 냄새와 공포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제 정신이 아닙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죽음을 느끼는 정도와 그것에 대한 반응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직접적으로 죽음을 경험한 인물들은 더욱 큰 공포와 상처를 갖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러한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인물도 있는가 하면, 그럴 용기를 가지지 못해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죽음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며, 진실의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를 처벌하고자 하는 인물도 있습니다.
소설은 죽지 못한 인간들이 어떻게 삶을 이어가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 중에서도 '호시오'와 '모모코'는 소설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둘또한 이 시대의 사람이지만, 주요 등장인물들보다 어리며, 골짜기 외부의 인간입니다.
그렇기에 골짜기의 역사와 전쟁에서 말미암은 죽음의 냄새에 다른 인물들보다 덜 경도되어있습니다.
다카의 가장 가까운 친위대였던 둘은 마지막에 가서 '모모코'는 순수한 피해자가 되며, '호시오'는 다카에게 반항합니다.
모두가 냄새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 상황 속에서 그것에 덜 취한, 취하지 않은 그들은 또한 외부인인 것입니다.
귀여운 모모코...
다카의 죽음 이후에 인물들이 각각의 형태로 행복을 찾고자 하는 것을 보면, 그의 속죄는 성공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자이 오사무 '사양'의 결말이 떠오릅니다)
골짜기에서 외부인 취급받는 미쓰사부로에게도, 가장 죽음을 가까이 느끼는 다카에게도 호시오와 모모코는 외부인이 아니었나.. - dc App
만엔원년이랑 사양,마음,산소리 이런 소설들하고 비교해도 재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