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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으로서는 "마음", 단편집 2권, 그리고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다음으로 읽었던 소설.
"마음"만 해도 잘 알려진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굉장히 성향이 다른 작품이지만 이건 훨씬 더 거리가 있음. 흔히 나츠메 소세키라는 작가의 정체성을 '메이지 시대의 근대적 지식인'으로 많이 생각함. 그리고 실제로 대표작들에서는 그런 성향이 두드러짐.
그러나 이 "풀베개"에서는 다름. 여기서는 한 명의 예술가로서의 목가적인 체험이 중시됨. 주인공은 소세키 본인이 아니라 가상의 인물이지만 그의 예술관은 여실히 볼 수 있음. 주인공이 화공이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많긴 함. 다만 주인공이 하이쿠나 기타 시구 등을 짓는 모습도 자주 등장함. 이때의 대사들에서 그의 문학관을 유추할 수 있음.
또한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음.
상술한 대로 그의 대표작들에서는 근대적 지식에 관한 면면들이 크게 보임.
그러나 이 "풀베개"에서는 서양의 지식들을 두루 섭렵한 '근대적 지식인'이 아닌 일본의 작가로서 가진 동양 고전에 대한 지식들이 더 두드러짐. 물론 서양의 예술가들과 그들의 예술에 대한 인용도 여전히 있음. 하지만 동양 고전들을 인용한 횟수가 훨씬 더 많음. 또한 작중에서도 이 쪽이 더 중요한 소재로 기능함.
사실 모든 작품에서 서양 문화에 주안점을 둘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동양적인 분위기가 강해서 놀랐음. 그도 그럴 것이 소세키는 작가 이전에 도쿄대학 영문학 교수였고, 또한 일본 최초의 영국 국비 유학생이었기 때문임. 뭐 지금 보면 편견에 가까운 생각이었지만.
한 가지 더 놀라웠던 건 이게 그의 소설 중에는 초기작에 속한다는 것이었음.
소세키처럼 소위 '모던함'을 상징하는 작가의 목가적인 소설이라고 하면 후기에 나왔다고 상상하는 게 보통일테니까.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쓰고 얼마 뒤에 이걸 썼다고 하면 놀랄만 했지.
하여튼 분위기도 목가적이고 큰 갈등 국면도 없으니 슴슴한 맛으로 읽은 것 같음. 다만 러일전쟁에 참전하는 군인 청년에 대해서는 씁쓸한 기분이 들었음. 전에 소세키 단편집에서 읽은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음.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하여튼 전쟁 중에 전사한 코이치라는 친구를 추모하는 이야기였음.
나츠메가 맞냐 나쓰메가 맞냐
なつめ(나쓰메) 는 로마지 표기상으로는 'tu 츠'가 맞지만 한국어 표기상으로는 '쓰'가 맞습니다. 음운론상으로는 '쯔'로 발음될 때도 있지만 사실상 일본어 음운 체계상 모음에 진동음이 추가되기 때문에 유사하게 표기할 수 있을 뿐 올바르기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국가 표준인 '쓰'를 사용하는 게 다른 사람들이 헷갈리지 않기에 좋긴 합니다 ㅎㅎ - dc App
역시 소세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