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이상 살아가는데 명백한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간혹 내가 왜 살아가는가 회의감이 든다.
나는 그저 한 부부의 섹스로 인하여 탄생한 인간일 뿐인데...
설령 삶의 목적이 정해져 있더라도 실제로 우리는 그 곳을 향해 달려가는가?
삶의 목적이란 부여되는 것이겠지 하고 자위한다.
그리고 나도 무언가를 하면, 어떤 식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은 정말 나답고 나는 충만하게 살아감을 느끼게 되리라 하고
하지만 또 다시 의심이 찾아온다.
꿈 꾸었던 직업을 얻고 낭만의 여행지를 찾은 뒤
그것이 머릿속의 두꺼운 베일을 벗겨낸다.
초라하고 지저분한 삶의 실체가 도사리고 있는데
그것에서 누구처럼 나는 구역질을 느낀다.
누구에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삶의 매 순간은 나 홀로 겪는 것
나는 고독하게 마지막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질문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
그들에게 묻고 싶은 점은 그들이 정말 자신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가이다.
그들이 전부 살아있음에 황홀해하고 자신들의 존재가 정당하다고 인식하고 있을까?
미술관의 예술작품들, 출판되어 나오는 소설책들...
그것을 접할 때마다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저 그런 개인의 기록, 표현일 뿐이었다.
적어도 그들은 인정받았고 숨진 후에도 남아있을 게 분명하지 않나.
예술을 한다면, 아마 나는 살아있을 이유가 있을까?
글을 쓴다거나, 그림을 그린다거나
멀리멀리 있었던 관념들이 한 순간에 가까이 다가와 존재를 둘러싸고 있다.
삶을 마쳐본 사람은 살아있지 않기 때문에 누구도 그에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혹시 답을 얻은 거니? 나도 실존에 대한 생각 많이 하는데, 잘 모르겠어. 그런데 고민과 생각을 거듭하는 가운데에도 어느 한 순간 나의 삶은 멈추어서 답을 얻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더라고. 답도 구하지 못한 채 고민과 생각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삶은 어찌어찌 살아지더(사라지더)라고..
그래서 그냥 산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이 없는 건 아니고, 질문은 계속 품에 안고 살아진다, 살아간다, 살아낸다.
니체가 영원회귀사상으로 말하듯이, 지금 내가 사는 삶이 그대로 똑같이 무한하게 반복된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을 이렇게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