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유우명하니까 한번쯤은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는데 오랫동안 읽어볼일이 없었음

그러다 오늘 도서관가서 있길래 읽었는데...

필력이 딸려서 자세히 설명은 못 하겠지만 살짝 아쉬웠음. 식인이란 강한 소재가 나오는 피폐물로 유명해서 기대하고 봤는데 좀 부족한 느낌이더라

등장인물들은 전부 맘에 들었음. 구와 담은 물론이고(특히 구, 담이란 이름이 참 잘지어진듯)노마, 누나와 이모의 이야기까지 하나하나 극중 역할이 있었고 몰입도 잘 됐음.

특히 중반까지의 축축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불쾌함.. 이거 즐기는 사람들은 정말 재밌게 읽었을듯. 섹스와 식인이 꾸준히 등장하는데 소재가 센거 치곤 역하지 않았고 오히려 집중과 신비적 분위기를 더해준다고 느꼈음.

다만 내가 좀 깼던 부분은 후반부 가서, 작중 분위기로만 깔려있던 불행에서 오는 불쾌감이 주인공들에게 실체화되기 시작할 때부터임.
사채업자가 주인공을 쫓아다니더니 납치해가서 존나게 패지를 않나.. 주인공이 사채업자한테 납치당한 후 도망치다가 죽은거란걸 알게 된 후엔 소설이 주던 답답하고 불쾌한 몰입감이 한번에 깨진 기분이었음.

불행포르노 원툴이라 아쉬웠단 말은 아니고 그 불쾌감을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그냥 마지막까지 좀더 신비하게 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음. 작품 전반의 문체와 식인이란 특별한 시츄에이션이 작품 후반부의 K 노란장판 상황과는 붕 뜨는 기분이었음. 구의 부모님의 빛같은건 배경으로만 두고 마지막까지 좀더 구와 담 둘의 이야기에만 집중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구와 담의 이야기가 우화라면, 구의 증명의 후반부 이야기는 우화 속 장면 하나를 현실로 끌어와 환상을 걷어내고 이도저도 아니게 만들어버린 꼴이 아닌가... 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