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친새끼임. 읽으면서 줄 그은 거 몇개 가져와봤음 (추적 장 제외)
1.
내가 가장 비열한 선원과 배교자와 세상에서 버림받은 자들한테서도 어둡지만 고상한 자질을 발견한다 해도, 비극적인 우아함으로 그들을 둘러싼다 해도, 그 모든 사람 중에서도 가장 슬픔에 잠겨 있고 어쩌면 가장 타락한 사람까지도 이따금 높은 산 위로 자신을 끌어 올린다 해도, 그 노동자의 팔이 영묘한 천상의 빛을 띠게 한다 해도, 내가 그의 불길한 석양 위로 무지개를 펼쳐놓는다 해도, 인간애라는 고귀한 망토를 펼쳐서 나 같은 사람을 모두 감싸준 정의로운 ‘평등의 정신’이여, 세상의 온갖 비난으로부터 나를 지켜주소서. 그것을 견디게 해주소서, 민중의 수호자인 위대한 신이여!
2.
작은 건물은 처음에 공사를 맡은 건축가들이 완성할 수 있지만, 웅장하고 참다운 건축물은 최후의 마무리를 후세의 손에 맡겨두는 법이다. 신이여, 내가 아무것도 완성하지 않도록 보살펴주소서! 이 책도 전체가 초고, 아니 초고의 초고일 뿐이다. 오오, 시간과 체력과 돈과 인내를!
3.
우연은 한편으로는 필연이라는 직선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을 받고 측면에서는 자유의지가 그 움직임을 제한하지만, 그래서 필연과 자유의지의 지시를 받지만, 우연도 그 두 가지를 번갈아 지배하면서 사건의 최종 형태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4.
그래도 검둥이의 당당한 가슴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열정’과 ‘허영’이 살아 있는 고결한 지구를 아무리 발로 짓밟아도, 그 때문에 지구가 조류의 방향과 시기를 바꾸지 않는 것처럼.
5.
고래처럼 거대한 생물이 그렇게 작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토끼보다 작은 귀로 우렛소리를 듣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하지만 고래의 눈이 허셜의 망원경 렌즈만큼 크고 귀가 성당 입구만큼 넓다면 고래는 더 멀리까지 볼 수 있고 고래의 청각은 더 예민해질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여러분의 마음을 넓히려고 애쓰는가? 그보다는 마음을 예민하고 섬세하게 하는 데 노력하라.
6.
여러분도 알다시피 무지개는 맑은 하늘에는 나타나지 않고, 날아 흩어지는 증기 속에만 나타날 뿐이다. 그래서 내 마음속에 숨어 있는 희미한 의심의 짙은 안개를 뚫고 신성한 직관이 이따금 분출하여, 내 마음속의 그 짙은 안개를 천상의 찬@란한 빛으로 태워버릴 때가 있다. 나는 이것을 신에게 감사드린다. 모든 사람이 의심을 품고 많은 사람이 부정하지만, 의심하거나 부정하는 사람들 가운데 직관을 더불어 가진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지상의 온갖 것에 대한 의심, 천상의 무언가에 대한 직관, 이 두 가지를 겸비한 사람은 신자도 불신자도 되지 않고, 양쪽을 공평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된다.
7.
따라서 지금 우리 눈앞에서 기이하게 식겁한 고래들을 보고 놀랄 필요는 없다. 지상에 살고 있는 짐승이 아무리 어리석은 짓을 해도, 인간의 발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8.
태양은 지구의 암흑면이며 지표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바다도 감추지 않는다. 따라서 내면에 슬픔보다 기쁨을 더 많이 가진 인간은 진실할 수 없다. 진실하지 않거나 아직 인간이 덜되었거나 둘 중 하나다.
9.
그러나 에이해브는 눈을 돌리고, 마른 과일나무처럼 몸을 떨다가 끝내는 까맣게 타버린 사과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 (영어 apple에는 눈동자라는 뜻도 있다)
근데 왜 찬@란한 안써지냐
걍 멜빌은 문학의 신임
한국어로도 이정돈데 원서로 읽으면..씝..
초반에 9장 설교(성경-요나) 10장 절친한 친구(사랑) 11장 잠옷(모든 것은 대조를 통해서 드러난다) 12장 여태까지의 생애(이교도-퀴케크) 이것만 봐도 그냥 미친새끼임
일찍 인정만 받았어도 대단한 작품 많이 썼을 텐데 안타까움 빌리 버드도 꼭 읽어봐
성경 조금 알고 일그니까 더 좋음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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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는 김석희 번역가로 택하긴 했어요. 근데 황유원 번역가가 더 깊이 있다는 평이 있긴 하더라고요. 비슷비슷한 것 같아요
캬.. 난 고래 잡는데 동정이 느껴지는 그 파트가 좋더라
그 정도인가..사실 모비딕은 문장은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서 갑갑하고 에이허브 선장이라는 인물의 내면성으로 보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