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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중적인게 무엇이고 추악한게 무엇이냐고 물으면
난 이 책을 읽게할 것 같다

이 책은 후술할 큰 틀 내에서 인간의 이중성과 추악함을
윤활제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런 기분만 나빠지는 책을 계속 읽게하는 묘미는
아찔함이였던 것 같다

아예 부숴지라고 힘껏 던져진 구슬을 
난 굳이 끝까지 보지않을 것이다 부숴질 것이 너무 분명하기에

하지만 부숴질지 안부숴질지 모르는 

결국 아무 일도 안생기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원래보다 빛나게되지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탁상을 굴러가는 구슬에는 눈을 뗄 수가 없을 것이다

책에 나오는 오목이란 애의 삶이 그러하다 
수지라는 친언니가 굴린 오목이의 삶은

부숴질 것처럼 빛날 것처럼 아찔하게 굴러가다

정말 부숴질 것 같은 순간에 수지에 의해
낚아채어져 다시 굴러가기 시작한다

그런 아찔함이 이 책을 계속 읽을 수 있게해주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오목이가 지배받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오목이의 주체적인 선택으로 굴러가는 구슬꼴을 모면할만한
순간들이 몇몇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번번히 그른 선택을 했다

그러나 그런 그른 선택들이 

나였다면 안했을 것 같은 누가봐도 분명한 패착이냐고 
하면은 그것은 또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선택들이 그럴만했다

그러나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결정들 
어쩌면 희망찬 미래를 위해 던진 선택들이

결국엔 파멸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 비극성과 안타까움을
끌어내기도 했다


가장 흥미를 끌었던 부분은 수지의 추악함이였다

오누이의 집(고아원)에서 오목이를 처음 만난 순간,
인재와 오목이의 만남을 목격한 순간,
오목이와 다시 만나는 순간

모든 순간 수지는 한편으로 오목이를 딱하게 여기지만
그렇다고 오목이를 구원하지도 않고, 참회하지도 않는다

다만 아주 작게 속죄하며 자기혐오를 덜어내려고만
할 뿐이였다

아마 그녀는 오목이에게 미안한 것이 아니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지 본인은 본인이 느끼는 것을 죄책감 미안함이라고 
칭하긴 하지만 수지는 번번히 자신의 고통이 해소되면
오목이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말 오목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면 자기에게 마음의 짐을
지워서라도 속죄를 했어야하는 것 아닐까 

정말 미안한 마음이 있었더라면 인재 앞에서 오목이를 박살내지 
말았어야했다 

설령 순간의 충동으로 그랬더라해도 저런 짓을 하고서는
오목이와 인재가 이어지길 바라는 어처구니 없는 합리화는
하지말았어야했다

오목이가 곧 죽어갈 것이란걸 예감하면서도 
정말 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아무런 조치도 하지않은 것까지도..


그렇기에 

수지의 괴로움은 오목이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한 죄책감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그런 잘못을 저지른 추악한 인간’이라는 생각에서
기인했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수지가  자기합리화하는 사고 과정이 정말 감탄이 나올정도로 
추악하기 때문에 궁금하면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별건 아니긴하지만 첫장에서 수지가 오목이에게 건넨 은표주박을 
오목이의 임종 직전 수지가 돌려받는 부분에서는 

왠지모를 전율도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