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럽게 리마스터링 된 그의 삶은 매일 아침 그의 단잠을 깨웠다. 매일 아침이 다르고 매일 저녁 반찬이 다르다. A4용지에 인쇄되는 검은 잉크가 늘어날수록 그가 꾸는 꿈의 수도 함께 커져만 간다. 검은 하늘은 계속해서 증폭하는데 어째서 그의 삶은 느린 발자국만 찍어대는 걸까. 콩자반 껍질은 희고 딱딱한 칼슘 덩어리에 자꾸만 끈적하게 눌어붙고, 몇 주째 치우지 못한 변기에 눌어붙은 휴지조각은 천천히 일산 시내에서나 보이는 네온 빛의 초록색이 되어간다. 달콤한 키스와 함께 잠을 청하려 해도 헤진 청바지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수줍게 머물러 있다. 꿈이 급히 선회하다 숨겨진 빙산에 모서리를 부딪혀 치명적인 중상을 입는다. 전치 32주 이런거 말고 아무튼 정말 아픈 과거를 가지게 된다. 그것들이 모여 발톱에 때처럼 낀다. 곧 때 낀 발톱 열개가 일산 시내가 된다. 삼천원짜리 양은냄비에 눌어붙은 라면 찌꺼기를 나무 숟가락으로 긁었다. 쇠 숟가락으로 냄비를 긁으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장소가 떠오른다. 나무 숟가락의 끝부분이 닳기 시작할 때 부터 그의 삶이 리마스터링 되기 시작한 것 같다. 오늘 그는 몇개의 꿈을 꾸고 있을까. 애써 잠에서 깨면 그 꿈들이 기억이 나기나 할까. 그 꿈들은 어떤 방향과 방식으로 방황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