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솔직히 지옥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는 부분보다 오히려 1장에 나온 아이가 바라보는 시선을 표현하는 부분, 마지막 장에서 스티븐이 자신의 미학을 설파하는 부분에서 깊게 감명받은 거 같음
1장은 첫 문장부터 시작해서 아버지가 아기에게 말해주는 옛날 이야기를 듣는 그대로 (ex. Moocow 등의 어휘의 반복적 사용) 구현해냈다는 게 정말 신기했고, 파넬 같은 당시 아일랜드의 정치인에 대한 개인적인 묘사 (우산 등의 사물을 통해 대략적으로 짐작하는 모습에서 정치적 갈등이라는 것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묘사를 잘 해냈다고 생각함), 그리고 독수리가 눈알을 파먹는다는 등의 원초적 공포와 미성숙한 인간이 느끼는 죄책감 등의 심리를 결부지어 써낸 것도 기발하다고 생각함
또 학교에서 자신의 존재에 관해 생각하는 장면에서 자신의 주소 범위를 점차 늘려가면서 생각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로 나도 어릴 적에 그런 생각을 자주 한 기억이 있어서 공감이 많이 감 ㅋㅋ
5장은 대략적으로는 예술가로서의 스티븐에 대한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스티븐이라는 예술가가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오히려 눈길이 감
예를 들어 아퀴나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섞은 자신의 미학을 설명할 때 정작 자신은 어느 철학가에 구애받지 않고 이론을 가져다 쓸 뿐이라는 것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만의 확립된 기준이 없는 모습이라거나, 아퀴나스가 주장한 비례성, 명료성, 완전성의 이해에서 실수가 드러난다거나(이거는 주석 안 보면 몰랐을 듯), 경제적으로 궁핍한 모습에서 이런 점을 좀 많이 찾을 수 있었던 거 같음
자유를 바라는 스티븐의 모습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가는 것 같음
자신은 완성된 예술가로서 모든 인연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하고, 그것을 위해 배를 타고 떠나지만 결국은 나중에 율리시스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일랜드의 어느 탑에 세들어 살게 되니까
5장에서는 일기형식으로 표현된 스티븐의 간결한 생각 정리도 조이스의 언어에서의 탐구성을 잘 보여준 사례인 거 같음
결론적으로 이 두 부분이 조이스의 언어, 의사소통에서의 통찰력과 그를 다양하고 다채로운 이미지로 연결지을 수 있는 표현력, 그리고 문학적 아이러니의 세심한 구성 등의 재미요소를 가장 많이 발견할 수 있었던 거 같음
아직 독서량이 많진 않아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나 오독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미숙하게나마 감상평을 써봄..ㅎ
‘이렇게 읽은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봐줬으면 좋겟음 ㅋㅋ

아 그리고 친구가 말해줬는데 율리시스에서 스티븐 진짜 여성차별주의자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