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vF 뇌가 수행하는 연산Operation을 어떤 기계적 기제를 통해서 특징짓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아무 문제없지요. 저도 당연히 은유적으로 '내가 추위를 느끼면 뇌가 온도스위치를 켠다'라고, 또는 마찬가지 경우에 '자동온도조절장치가 특정 외부 기온을 감지하고서 일종의 온도스위치를 작동시킨다' 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어떤 현상이나 일군의 현상들을 은유의 도움으로 기술하는 것은 명백히 정당합니다. 그때 물론 형식적, 수학적, 양적 혹은 시적 속성을 기술하는 모든 것들이 늘 하나의 비교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의식되어야겠지요. 하지만 만약 은유적인 관계를 뒤집어서 '뇌는 기계처럼 작동한다' 라고 말하게 되면 그때는 뭔가 위험해집니다. 기계에서 출발해서, 기계를 파악했기 때문에 뇌를 이해한다고 믿는다면, 기억을 저장장치로 은유화해서, 기억을 파악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어떤 특정 정보가 '저장된' 장소를 찾기 시작한다면 그 결과는 뇌의 기적을 보지 못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러한 위험을 상당히 일찍 의식하고서 늘 그런 식의 은유와 유비를 비판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제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허공에다 얘기했던 것이지요.
BP 우리는 하나의 은유가 이미지를 부여하는 요소와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요소로 나눠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뇌는 하나의 기계다' 라고 말할 때 기계에 대한 우리의 표상은 이미지를 부여하는 요소이고 이때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요소는 뇌입니다. 그와 반대로 '특정 기계가 뇌처럼 작동한다' 라고 말하게 되면 이때는 기계가 이미지를 받는 요소이고 뇌는 이미지를 부여하는 요소입니다. 그러니까 뇌와 기계의 은유적 관계에서 한번은 뇌가 으뜸이고 한번은 기계가 으뜸이 되어 그 특징들이 뇌로 옮겨지는 겁니다.
HvF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게 중심적인 것은 컴퓨터나 어떤 임의의 기계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그것들은 우리에 의해 만들어져서 우리는 그것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그런 기계의 작동방식으로부터 뇌 혹은 인간으로 되돌아가게 되면 자칫 우리가 이제 뇌와 인간을 이해했다는 생각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알려지고 이해된 것으로부터 알려지지 않은 것, 이해되지 않은 것으로 나아가는 것 (알려진 것에서 얻은 앎이 알려지지 않은 것에도 타당하리라 여기는 것), 그리고는 우리가 알려지지 않은 것을 파악했다고 쉽게 생각해버리는 것, 이것이 문제입니다. 원칙적으로 분석가능하지 않은 체계가 있다는 사실이 간과되는 것이죠. 이런 점을 이해한 사람에게 그러한 은유는 의심스러운 것이 됩니다.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中
요새 맛있는 대담집을 연달아 읽는 중
음 좋아
뇌-컴퓨터 비유의 탄생과정에 관심이 있다면 장 피에르 뒤피 <마음은 어떻게 기계가 되었나>를 읽어보셈
아 이사람이 2차 사이버네틱스 운동의 리더였군 왜 이런 내용이 나왔나 했다
오 재밌어보이네 ㄳ
재밌어보이는데 품절이네 된장
모든 기계가 인간 일부 본떠서 만든건데 뭔가 거꾸로된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