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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과학문학상 총집편
https://gall.dcinside.com/m/reading/65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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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입부 쓸려고 했는데 2022 때처럼 그냥 가볍게 얘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다시 롤백함. 2022부터 읽기 시작해(사실 2022부터 리디 셀렉에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2024까지 왔다. 젊작상이랑 똑같이 이것도 꾸준히 리뷰할 듯. 젊작상은 내 돈 주고 리뷰하지만 이건 유독 구독 혜택인 리디 셀렉으로 읽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2022에는 최우수-우수-가작의 체계가 있었고, 2023에는 최우수-우수만, 2024에는 아예 최우수 우수도 없이 그냥 수상작만 있다. 작품군도 2022가 제일 많았고(6개) 2023이랑 2024는 5개로 하나 줄었다. 솔직히 최우수-우수-가작의 경계를 왜 없앴는지는 잘 모르겠다. 심사평 읽으면 나오려나? 진부하게 "참가작들의 수준이 (좋은 의미로) 비슷비슷해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같은 변명이 나오는 건 아닌가 싶다.
하여튼 모두 평등한 '수상작'이기에 최우수라고, 우수라고 기대감을 실을 만한 요인은 없단 얘기다. 그래서 그런지 기대 수준을 높게 안 잡게 되니까 실망할 것도 많이 없긴 했다.
잡설이 길었다. 장민의 '우리의 손이 닿는 거리'는 음...... 인체 확장? 트랜스 휴머니즘? 거대메카물에 대한 파편적 이해? 그렌라간을 모르는 범부의 최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다. 작품의 길이는 거의 중편에 가까운 분량인데 주제의식을 빌드업한 것에 비해 팡 터져야 할 부분들이 맥아리 없이 훅훅 지나갔달까. 빌드업 과정이 일목요연한 것도 아니었다.
작가노트에 작가가 스스로 자평하기를 욕심이 많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듯하다. 이 소설은 이 소설이 담고자 하는 주제의식인 "기계를 통한 신체의 확장의 양면"을 다루는데 있어서 온전히 집중하질 못했다. 이리저리 튀는 잔가지들이 있는 편. 문제는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거랑 별개로 주제의식을 또 잘 다루느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이디어에 매몰돼서 부차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못한 설정이 조금씩 튄다.
전개 방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행성 개척단장인 '나'(레즈비언, 부치 역할인 듯)가 자식들에게 자기와 지 애인이었던 현 엄마(이름이 현인지 자식 이름이 현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세심하게 설정한 것처럼 느껴지진 않았음)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식이다. 구어체로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서술이 구어적으로 쓰였다. 이상하게 겉절이에서 구어적 서술은 진짜 농담 안 하고 단 한 번도 개성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죄다 천편일률적이다) 문체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문장과 필력은 감히 김초엽과 비견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든다. 솔직히 김초엽도 구어적 서술로 작품을 끝까지 견인하진 않거든. 그런 의미에서 장민이 깡이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니 뭐 2023에도 허달립의 발세자르도 비슷하게 구어적 서술이 주를 이루긴 했는데...... 물론 허달립의 구어적 서술이나 장민의 구어적 서술이나, 거기서 거기다. 큰 차이를 못 느끼겠음.
대사를 못 쓰는데 구어적 서술을 어케 잘 씀.
내용은 개척단장인 '나'와 엔지니어부 부장인 '현 엄마'가 주연을 이루고, 현 엄마의 제안에 따라 행성 개척을 위해 외골격슈트를 입고 나서기로 했는데 그 외골격슈트가 18미터짜리 로봇이 되시겠다. 18미터에서부터 이미 진하게 건담 냄새를 맡긴 했는데, 여기서 한술 더 떠 조종은 어케 하냐고 하니 신경 연결, 그것도 척수에 꽂아서 한단다. 에바의 싱크로가 안 떠오를 수가 없는 설정들이다.
나도 처음엔 이걸 오마주라고 쓴 건지 참신하라고 쓴 건지 헷갈려서 일단 넘겼는데 작가노트 보니까 영향받은 작품으로 철인28호, 건담, 에반게리온, 그리고 직접적인 아이디어를 얻은 수성마녀까지 포함하니까 아무래도 오마주...인 듯하다! 그렇다고 하자. 근데 앞으로의 내용을 보면 그렌라간이 왜 없는지 난 잘 몰루겠슴...
하여튼 행성 개척을 위해 18미터짜리 외골격슈트(로봇)를 타고 움직이니까 여기에 너무 적응해버려서 슈트 벗고 지내는 게 불편해지고, 슈트의 부작용으로 신경 반응 속도가 느려지게 됐다. 남들이 1초를 느낄 때 혼자 0.9초를 느끼는 거임. 근데 문제는 슈트를 자꾸 키운다. 30미터 슈트, 100미터 슈트, 나중엔 10km 슈트에 뇌절 마지막엔 100km 슈트까지 나온다.
아마 이 작품이 나무위키에 올라갔으면 건덕들에 의해 4.비판 항목이 무지막지하게 추가되지 않았을까... 싶은 전개였다. 슈트를 키우는 이유도 솔직히 작품 외적인 '로망' 외에는 잘 납득이 안 간 것도 있었고. 아니 슈트를 100m까지 키울 필요성이 제시되질 않잖아. 10km짜리는 어떻게 만들고 왜 만든 건데? 100km는?
뭐, 이건 좋다. 전개가 꼭 핍진성과 개연성으로만 넘쳐나야 하는 건 아니니 말이다. 큰 로봇! 로망 있잖아!
하지만 크기 서술 외에 이 외골격슈트에 대한 어떠한 묘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걸로 뭘 할 수 있는지도 얘기 안 한다. 그냥 이 슈트 입고 다니니까 행성 개척 빠릿빠릿하게 잘 됐고, 이 슈트 입은 기준으로 생활 인프라가 갖춰졌고, 이 슈트 때문에 신경 반응 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어서 최초 입안자인 현 엄마가 현타 와서 슈트 벗고 지구로 돌아가버렸다. 뭐 이정도?
전개는 낭만인데, 서술은 전혀 그렇지 않다. 뭐랄까, 굳이 여기에 성별 이분법을 적용하고 싶지 않지만, 메카물이란 남성의 신체에 겉절이감성SF라는 여성의 영혼을 집어넣은 꼴이랄까? 분명 머리로는 "아 18m 로봇 못 참지ㅋㅋㅋ" "척수에 신경침 꽂는 건 아무 문제도 없다고? 캬 이게 과학자지ㅋㅋ"라고 탄성을 지르는데, 실제 서술은 무매력 구어체 서술, 나와 현 엄마의 사상 갈등, 끊임없는 감성 뿌리기와 낭만화......
좋게 말하면 소재와 문체의 새로운 융합이고, 나쁘게 말하면 제라툴의 심경임. 젤나가 맙소사! 혼종이라니.
문제는 이 소설은 외골격슈트를 벗지 말고 오히려 거거익선으로 가는 '나'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흐르는데, 거기까진 뭐 괜찮다. 소설의 방향과 주장에 대해선 그걸 어떻게 빌드업하고 서술하느냐가 문제지, 그 주장에 동의하냐 아니냐는 중요한 게 아니니까. 문제는 그 전개 과정이다. '나'는 거거익선 슈트를 따라 18미터에서 30미터, 30미터에서 100미터, 이렇게 100km까지 갔을 때 신경 반응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져 거의 일반인의 100배 차이를 빚었다.
그러니까 남들이 1년을 느낄 때 혼자 3일하고 반나절 보낸 거임. 상대적 시간 '인식'의 차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슈트를 더욱 키우고 신경 반응 속도가 점점 느려져서 우주의 끝을 보는 것을 가정하고 그것에 대해 자식들에게 이래저래 말하는 게 소설 도입부의 내용이자 결말의 내용이다.
요지는 '신경 반응 속도가 점점 느려져서 우주의 끝을 볼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라는 건데......
읽는데 위화감이 너무 심해서 다시 검토해야 했다. 내가 잘못 알고 있나 싶어서. 하지만 작중에서 느려지는 건 어디까지나 '신경 반응 속도'뿐이다. 다른 어떤 시간도 느려지지 않는다. 빛이 느려지는 게 아니다. 신경 반응 속도만 느려지는 것이다.
무슨 뜻이냐고? 남들보다 시간을 느리게 인지한다고 해서 덜 늙는 게 아니란 뜻이다. 정신은 덜 늙을 수 있어도 육체의 시간은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건 몸을 키운다고 느려지는 문제가 아니다. 육체의 시간도 느리게 움직인다고 할 거면 외골격슈트가 점점 광속에 접근해서 진짜로 '시간' 자체가 느리게 흘러야 한다. 그게 작중에서도 언급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다.
근데 이 문제에 대해서 작품은 지적하지도, 개선하지도 않는다. 그냥 서술상의 언급으로는 육체도 기계로 대체해간다는 식이니까 유기물인 부분을 죄다 갈아치웠나...? 하는 건데 이것도 그렇게 확신을 주지 않는다.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거니와, 애초에 작품 서술은 앞서 서술한 '신경 반응 속도가 점점 느려져서 우주의 끝을 볼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이다. 인과관계 자체를 이렇게 잡아놨다.
물론 나는 김초엽을 통해 꼭 이공계 출신이라고 SF 고증을 잘하는 건 아니라고 깨달았기 때문에 작가에 대한 별다른 충격은 받지 않았다.
그리고 건담을 무슨 10km 키운 시점에서 에반게리온을 샤라웃할 게 아니라 그렌라간을 샤라웃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뇌절도 솔직히 수치상으론 100km가 끝이라 '우주의 끝'이라는 스케일을 언급한 것 치고는 굉장히 소소한 크기라 실망스러웠음. 이게 다 그렌라간을 안 봐서 그럼. 그렌라간 봤으면 아예 은하 크기로 로봇을 키웠다고 했다ㅉㅉ
스케일 언급한 김에 하나만 더 얘기하자면, 내가 이 작품에 가지는 가장 큰 불만점은 스케일이 느껴지지 않는다. 말로는 18미터 30미터 100미터 이러는데 언급하는 건 너무 작은 일상들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말다툼이고, 신경 반응 속도가 느려져서 나오는 해프닝도 그냥 '이런 게 있다' 수준으로 다뤄지지 실시간으로 보여주질 않는다. 애초에 신경 반응 속도가 느려졌는데 대화는 또 멀쩡히 하더라. 이런 걸 세심하게 챙겨도 디테일이 살아날 텐데 말이다.(물론 엄밀히 따지면 신경 반응 속도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늘어나려면 단위를 키워야 하는 만큼 실시간 대화는 약간의 버퍼링만 있을 뿐 제대로 굴러갈 것이다)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어디를 조명해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강조하는 데 이만한 작품도 없단 생각.
작가가 자기소개에 '끔찍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하던데, 딱 절반만 달성한 것 같다.
얘네는 레즈비언이며 소수자며 그냥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쑤셔넣는게 동성애자의 삶에 대해 좆도 모르는 것들이 그냥 트위터 씹덕버러지들 만화 그리는 딱 그 수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 위선자들이 소수자 팔아먹긴 뒤지게 팔아먹네 진짜
이 짓을 24년까지 하고 있다는게 놀라울 뿐 얘네가 하고 싶은건 그냥 심즈랑 트위터 씹덕 놀이를 돈 벌면서 하고 싶을 뿐임
레즈비언인데 자식은 어떻게 가졌는지 일언반구도 없어서 마음으로 낳았나 싶긴 함ㅋㅋㅋ
뭔 첫 줄 부터 이해가 안 되는 글을 썼어?
근데 ㄹㅇ 감상평 읽어보니 가장 큰 문제가 메카물의 꽃인 롸봣뽕이 없는 것 같은데 ㅋㅋㅋ
약간 인싸가 오타쿠 문화를 굉장히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쓴 느낌임ㅋㅋ 큰 로봇 나오니까 남성향이겠지? 하고 "큰" 로봇"만" 나오는 소설이랄까
이거 읽어보면 차라리 그렌라간류처럼 뇌절하면서 키우다가 중력붕괴해서 조종석 중심부근 중력이 상승함 그래서 시간이 느려진다하면 이해는 좀 될 꺼 같기도…
ㄹㅇ차라리 뇌절의 끝을 달리면 태호감인데 로봇 크기는 100km에서 끝이고 시간 배율도 100배에서 끝인데 논하는게 "우주의 끝"ㅋㅋㅋㅋㅋ 걍 매치가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