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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과학문학상 총집편


https://gall.dcinside.com/m/reading/65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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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단편, 박선영의 개인의 우주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나쁘지 않게 무난했고, 좋게 말하면 K-SF 감성의 올바른 표본이지 않을까? 싶었던 단편이었다. 물론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없던 건 아닌데, 적어도 K-SF 특유의 감성을 지닌 단편 중에선 이 작품이 제일 괜찮았음. 근데 이건 바꿔말해서 '예상치 못한 괜찮음으로 인해 유달리 감상할 것이 안 나옴'이기도 함...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는데, 첫 번째는 김다미가 꿈과 의식 사이에서 외계인 '므'와 대화하게 되다 헤어지고, 지적생명체가 사는 외계 행성을 찾는 '에오스 프로젝트'에 이끌려 천체물리학자가 되는 이야기다. 사실 첫 번째 이야기는 거의 맥거핀에 가깝다. 두 번째 이야기를 위한 추진제랄까. 어쨌든 에오스 프로젝트는 외계 행성의 사진을 찍을 인공위성을 쏘아 보내는 거라 첫 번째 프로젝트만 해도 25년이 걸려서 사진을 볼 수 있었다. 김다미는 에오스 프로젝트의 두 번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는데, 규모를 더 더 키운 바람에 첫 번째 사진만 도달하는데 40년이 걸리게 되고, 김다미는 40년을 더 버텼지만 돌아온 결과는 허탕이었다는 게 첫 번째 이야기의 끝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무려 826년을 건너뛴다. 소소한 반전을 줄 요량이었는지 800년을 건너뛰었다는 얘기는 중간에 나오긴 한데, 어쨌든 400년 전에 폐기된 에오스 프로젝트의 사진을 받게 돼 800년 전 소프트웨어로 사진을 뽑아내고 이 사진을 연구하고자 전문가를 초청하고, 전문가는 800년 전의 김다미의 기록을 또 보여주고... 그러면서 '한 세월 안에 결과를 볼 수 없는 과학자들'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야기와 작품은 끝을 맺는다.


대개 우리가 아는 과학자들의 연구는 한 세월을 쏟아부으면 답이 나오거나, 실마리를 얻거나, 어쨌든 좋든 싫든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창작물에서도 '한평생 쏟아부은 연구'라는 설정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천체물리는 어떨까? 우주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빛의 속도조차 우주에선 너무나도 느려터진 속도다. 세월이라고 다를까? 인간의 수명으로 우주를 이해하기엔 너무 짧다. 이 작품은 그걸 826년이란 세월로 일축했다. 뭐, 숫자 설정은 작가가 설정하기 나름이긴 하니 이에 대해선 태클 걸지 않겠다. 중요한 건 김다미를 비롯한 에오스 프로젝트의 연구자들은 그 누구도 마지막 사진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왜냐면 에오스 프로젝트는 400년 전에 예산 문제로 종료됐으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현재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평생에 제대로 된 연구 결과, 그것도 희망적인 결과를 보리란 기대를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우주를 연구하고자 하고, 우주에 대해서 알아가고자 할까?


작품에선 김다미가 '므'와 대화하면서 그 동기를 일부 채우고, 두 번째 이야기에선 '나'가 과거를 꿈꾸면서 그 꿈 속에서 지금의 소식을 전달해줄 수 있단 식으로 결과를 평생에 볼 수 없으리란 절망을 해소하고자 한다. 음, 솔직히 말해서 '므'와 관련된 건 거의 맥거핀에 가깝게(맥거핀까진 아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암시로 회수된다) 처리돼서 아쉬웠는데, 826년 뒤의 '나'가 꿈 속에서 대화한 게 사실 김다미의 머릿속에서 떠들던 '므'였다면 어땠을까...하는 그런 생각도 든다.


주제의식이나, 그걸 전달하는 방식은 좋았다. K-SF 감성 치고 감성에 빠지거나 그러지 않은 게 한몫했다. 일단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주목되지 않고 강조되지도 않으니 더욱 그런 듯. 물론 이게 깔끔하게 전달했다고 말하기엔 살짝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K-SF 감성 중에선 가장 건조한 편이라(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감성적인 편이다) 이런 것도 아쉬움으로 남지 비판점은 되지 않았다.


사실 칭찬만 계속 하는 것 같아도 그냥 범상하다. 그렇게 막 특출나게 잘 쓴 부분은 없었다. 800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너무 피상적으로 암시해놔서 세월의 괴리가 너무 뜬금없게 잡히긴 했는데, 그거 빼면 뭐...


적어도 인싸가 오타쿠 흉내내던 첫 단편보단 훨씬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