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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옆에 있는, 약간 열린 창의 덧문이 활짝 열리는 것 같았다. 생각할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들로 온통 꽉 차 있었다. 울부짖는 소리가 그를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문장들의 맨 끝에 오는 뒤죽박죽된 문장이 그를 놀라게 했다.”
의미없는 사건들의 연속과 그 속에서 파편화된 개인의 불안… 블로흐가 점점 사회와 타인으로부터 고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언어는 기호와 상징들로 해체된다. 모든 인간은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운명에 휩쓸리며 살아간다. 한트케는 절제되고 건조한 문체로 블로흐라는 인물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길 잃은 개인과 사회구조의 문제를 사유하는데 언어에 집착하던 블로흐는 후반에 모든것을 윤곽과 형상으로 인식하게 되고 그저 모든 일을 받아들이는것으로 생각의 방향을 전환한다. 블로흐가 내적붕괴를 거치면서 오히려 불안은 점점 사라지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진다고 느꼈다. 베케트류 실험 작품들이 그렇듯 재미는 찾아볼 수 없지만(이상한 유머들이 가끔식 나오긴 함) 자아의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그저 무의미한 일들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포착한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읽는 재미는 없는데 아주 흥미로운 작품... 좋은 작품임
ㄹㅇ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