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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감상문입니다. 독갤에서는 주로 다자이 오사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으신 것 같은데, 그 주된 이유는 역시 너무나도 일본적으로 음침한 사소설인 인간실격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자이 오사무의 독기가 적은 작품 하나를 들고 와봤습니다. 내용 자체가 짧아서 괜찮을 것 같긴 한데, 스포일러가 조금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달려라 메로스라는 책을 읽은 건 꽤 어릴 때의 일이었다. 중학교 때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에도 이해할 수 있었을 정도로 내용 자체는 쉬웠다. 하지만 지금 읽었을 때와 예전에 읽었을 때의 차이점은 명확히 느껴진다.

  우선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기다림과 기대, 희망에 대한 이야기이고, 주제는 우정과 신뢰다. 친구를 인질로 놔두고 간 메로스의 감정과 친구 대신 인질이 되어 친구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세리눈티우스의 감정이 뒤섞인다. 예전에 읽을 때는 딱 여기까지 이해했고, 지금 읽어도 내용 자체는 이 정도로 끝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읽어보니 예전엔 그저 지나쳐보냈던 한 인물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바로 세리눈티우스의 제자인 피라스토라토스다. 그는 아직 죽지 않은 세리눈티우스가 죽었다고 하며 메로스에게 멈춰라고 말한다. 물론 그뿐이었을 수도 있다. 과몰입과 과도한 추측은 피해야 한다지만 어쨌든 매우 의미심장한 인물이다. 혹시 그는 세리눈티우스가 죽길 원했던 건 아닐까.

  ‘달려라 메로스는 단순한 이야기다. 하지만 꼼꼼히 읽고 깊게 생각해보기에 제격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침 그 자체인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들 중 가장 음침하지 않고 쉬운 소설이기도 하다. 내 생각이지만 다자이 오사무 입문은 인간실격이 아닌 달려라 메로스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사람마다 취향차이가 있지만,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들은 그 호불호가 너무나도 확실히 나뉩니다. 하지만 이 달려라 메로스를 읽어보시고 이 작가가 늘 음침한 소설만 쓰는 건 아니구나.” 정도로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조언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점점 더 주절주절 쓰는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