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일에


서정주


여린 숨을 폭폭 내쉬며

내 귓가에서 자그마한 서울녀가

일곱 살 서투른 고향 말씨로

아이 하늘은 서울이레야,

속삭이던 그 하늘이구나


마늘이랑 파랑 고추를 먹고

기름때 절은 하이얀 옷을 입은

뜨겁디뜨거운 가슴을 안은 이들이

산비둘기 울던 노오란 길을

가고 가던 진초록

바로 그 하늘이구나


아아 에달퍼라 아직은 감을 수 없는 눈과 눈이여

잊을 수 없는 파아란 정

꽤 저물어 밤이 되면

별똥은 반짝거려

아아 애달퍼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

스러져 나날이 하늘은 깊어만 가고


여기 있는 건 내 덧없는 몸짓과 말뿐

메아리와 파도소리와

새맑은 좁은 마당엔

꽃축제 올리는

쇠가죽 북소리만 은은해


아아 날고프구나 날고 싶어

부릉부릉 온몸을 울려

사라진 모든 것

파랗게 걸린 저 하늘을

힘차게 비상함은

내 진작 품어온 바램!








1943년에 일본군 공군 만든 기념일인가 하는

항공일 기념으로 서정주가 바친 시인데

심지어 저거 일본어로 쓴 먼저 쓰고

나중에 한국어로 다시 쓴 시임

서정주 일본어도 존나 잘했거든


저 시가 '국민문학'이라는 지금 한국으로 치면

창비 같은 일본 평론집 이런 곳에서

1940년대 일본시 베스트 10에 뽑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