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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과학문학상 총집편


https://gall.dcinside.com/m/reading/65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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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명이 어떻게 존벅... 사실 필명보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소설 초반부였다. 거의 10~15페이지 정도를 우륻이란 행성의 유전자 정책 설명에 할애하는데...... 소설 초반에 우르르 쏟아져나오는 고유명사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건 물론이고 이 설명 파트 역시 굉장히 다짜고짜 들이미는 경향이 강하다. 일단 읽고 나서야 차츰 이해되는... 그런 식인데!


끝까지 다 읽고 나니까 앞선 설명이 왜 들어가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


서사 자체는 지극히 단순하다. 노예였던 사름인 누마가 주인 돈 들고 추노해서 탄광 갔다가 거기서도 추노했는데 행성적 재앙에 휩쓸려 뒤지는 이야기기 때문이다.


한 줄로 요약이 될 만큼 지극히 단순한 서사에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건 '착취'라는 개념이다. 사름인은 착취 당하고 있었고, 행성의 정책은 상위 계급(혼2)이 하위 계급(혼3)을 착취하고, 하위 계급(혼3)은 그보다 더 하위 계급(사름인)을 착취하고, 최하위 계급은 행성(우륻)을 착취해서 연명한다는 것이다.


물론 작가는 작가노트에 이건 연작 소설 중 두 번째고 주제는 "노동과 개발, 생명의 모순"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지만......


연작 소설로서 당선된 것도 아니니 이건 내 알 바가 아니고, 주제의식도 작가가 제시한 주제의식으로 내용을 통일성 있게 이해할 수 있는가? 하면은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애초에 작가가 고유 명사를 무슨 숨쉬듯 남발하는 게 문제다. 이게 고유 명사인지, 지명인지, 아니면 이름인지 도저히 구분이 가질 않아서 같은 문장을 몇 번 다시 읽고 이전 문단과 맥락을 다시 확인하고......


가독성 박살 난 건 둘째 치고 서사만 따져도 착취 구조에 대한 역사는 굳이 10페이지 넘게 할애해가며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솔직히 그 유전이 어쩌고 혼종이 어쩌고 떠드는 것과 마지막에 로봇으로 개조당한 사름인을 보며 누마가 생각하는 걸 두고 '생명의 모순'을 다룬 게 아닌가 추측할 순 있어도, 그게 왜 '모순'인가? 라는 질문이 와 닿게 하지는 않는다.


그냥 계급 구조에 의한 착취만 착실하게 다뤄도 분량이 빡빡했을 것 같은데,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것 같달까. 누마의 비극적 삶도 누마가 어떤 인물인지 제대로 조명을 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너무... 너무 스포트라이트가 산만하게 퍼졌다고 생각함. 중후반부 가서야 누마에게 집중 조명하지만, 앞서서 설명했어야 할 누마란 인물에 대해 거의 제공된 게 없는 채로 보는 거나 다름없었다. 사실 중후반부 이전과 이후는 다른 작품이라고 봐도 될 듯. 그정도로 내용적 연관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제목도 그렇고, 여러모로 작품이 얼기설기 엮인 게 아니라 산발적으로 튀어나간 형세다. 한 곳으로 묶이는 게 아니라 한 곳에서 출발 땅! 한 느낌이다. 그래서 이 작품의 요소요소는 그냥 '이 작품 안에 함께 쓰임' 외에 그 이상의 유기적인 연결은 독자의 시선으로는 찾기 힘들다. 근데 상 탄 걸 보면 평론가는 해낸 듯?


그래서 나는 제목의 피폭을 내 상황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피폭 당한 건 나 자신이었던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