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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경
공자가 편찬한 우하상주(우는 요/순 시대) 시대의 각종 정치문헌 모음집. 핵심주제는 주나라의 상나라 정벌을 합리화하는 천명사상. 천명은 일정치 않으니 백성을 사랑하고 덕스러운 통치를 하라는 내용이 반복됨. 심각한 노잼임..
2.시경
까마득한 주나라 시대의 책이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노래들이 많다.
Ex)
매실이 다 떨어지고
일곱 개만 남았네.
나를 찾는 총각님들,
길일 받아 데려가셔요.
매실이 다 떨어지고
세 개만 남았네.
나를 찾는 총각님들,
오늘 당장 데려가셔요.
매실이 다 떨어져
바구니로 주워 담네.
나를 찾는 총각님들,
말씀만 하고 데려가셔요
3.주역
해설서로 된 책을 봐도 이해가 잘 안 되는 책. 일단 주공이 썼다는 역경은 한문의 뜻 자체부터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 그런데 거기에 그 역경을 풀이했다는 전(傳)들은 경의 내용을 고대 중국의 특정 사고방식에 따라 전마다 다르게 풀어낸거니 현대인의 입장에선 역경의 이해를 돕기보단 이해를 더 어렵게 만든다. 더욱이 현대의 해설서들은 그러한 형이상학적이고 뜬구름 잡는 경과 전의 얘기들을 현대인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그닥 일치한다고 생각되지 않는 현대의 개념들이나 사례를 가져와서 설명하는데 보다보면 그냥 다 헛소리라는 생각만 듬(당연히 그 해설도 책마다 천지차이로 다른건 덤이고). 괘사나 효사(괘와 효의 뜻풀이) 하나하나를 전부 다 이해하려고 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졌음. 그냥 주역의 구성이랑 괘사 효사의 원리 정도만 이렇구나~ 하고 보고 넘어가면 된다. 주역의 형이상학적 사고가 중국철학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만 중국철학 개론서로 개념을 보충하면 될듯.
4.춘추좌씨전
노나라의 사관이 집필한 뒤 공자가 같은 제목으로 편집한 ‘춘추’에 해설을 단 책. 공자는 대부분의 일을 맥락없이 한 줄로 매우 축약해서 써 놓았기 때문에 좌구명의 해석없이는 사실상 춘추를 읽기가 불가능하다. 근데 웃긴 건 공자의 춘추필법 못지 않게 좌구명의 필법도 매우 주관적이라 편집된 춘추의 내용 중 맘에 안드는건 해설을 생략하거나(이러면 사실상 일반인은 이해를 못함) 공자가 쓰지 않은 내용을 본인이 맘대로 추가해놓음 ㅋㅋ(물론 공자가 생략한 춘추원전의 내용인 것도 있겠지만).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을 서술 후 주관적인 ‘평’을 넣는 이 좌전의 구성이 후대로 이어짐.
5.논어
논어 자체의 한문의 뜻이 너무 함축적이라 번역 저본底本(크게 주자 이후의 도학적 흐름을 따른 주석인지 아닌지)에 따라서 아예 한문 뜻 자체가 다르다. 특히 번역자들은 이 주석들을 교차 참고하면서 자기의 해석도 넣기 때문에 번역된 논어 책들마다 조금씩 해석이 다른 것 같다. 더군다나 한국에 출판된 수백 종의 논어 관련 책들은 단순한 번역부터 논어를 통해 현대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얻는다거나 인간관계나 경영, 처세술을 말하는 책들 수준까지 엄청나게 다양한 책들이 있는데 이 정도까지 가면 거의 아무 말 대잔치 수준이 됨. 그냥 논어 자체가 커다란 인유로 기능하고 원관념은 저자들 각각의 생각이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이런 현상 자체가 유교 특유의 훈고학적 전통의 계승이라면 계승일듯.
6.묵자
한국에 묵자 관련 책들은 많은데 대부분 사상을 요약해서 소개하는 책들이고 『묵자』 원전 번역이 중심인 책은 몇 개 없다. 그마저도 대부분 품절이다(완역은 1종뿐인데 역시 품절). 현전하는 53편의 내용은 잡론집, 묵가철학, 논리학이나 과학 기술 관련 내용(묵경), 언행록, 병법서라는 5가지 분류로 크게 나눠진다. 원전과 묵자 관련 자료들을 읽으면서 고등학교 탐구과목에서 배웠던 묵자나 나무위키로 습득한 묵자에 대한 몇 개의 편견이 교정됐는데, 그건 묵자의 겸애가 평등한 정치적 권리랑은 별 상관이 없다는 점이랑(墨子 尚同 上) 신에 대한 묵자의 생각이 생각보다 인격신적 요소가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Edw ard craig ed., 1998, p. 455)
7.순자
순자는 제자백가중 군주 중심주의가 가장 심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으로 군주의 자질을 누구보다 중요시하고 왕도정치를 강조한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인 욕망의 추구를 예로써 적절히 억제하고 조율할 수 있다고 봤는데, 그 예가 인간 본성과 맞지 않거나 대립한다는 주장은 하지 않음. 따라서 단순히 성악설이라고는 볼 수 없는듯.
8.한비자
법가를 집대성한 한비자. 『한비자』 중에서 한비자가 직접 썼다는 고분/오두/현학편만 읽음. 시대에 따라 세상을 다스리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을 직시하고 법술세를 중시하여 통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 유가, 묵가, 협객을 매우 비판한다. 정치적 행위를 도덕과 분리했다는 점에선 다른 제자백가들에 비해 매우 현실주의적이지만 상공업과 외교를 천시한다는 점에선 책상놀음적인 면모도 있음.
9.도덕경
죽간본이 아닌 왕필본은 매우 알쏭달쏭하고 뜻이 애매모호한 문장들이 많다. 그렇지만 단순히 애매모호한 문장으로 끝나지 않고 알쏭달쏭하면서도 뭔가 매우 있어보이는 느낌을 주는 게 도덕경의 매력 포인트인듯. 상선약수라던가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같은 글들은 이해를 떠나 한문 문장 자체가 아름답다. 또한 도덕경은 무위의 통치를 주장하지만 태초의 자연스러운 무위와는 달리 노자의 이상은 문명사회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이기 때문에, 도덕경은 사실 매우 계산적이고 계획적이며 정치적인 통치자를 필요로 하는 정치철학서이다.
10.장자
『장자』에서 소요유/제물론/양생주만 읽음. 상징과 은유, 풍유, 우의가 끊임없이 나오는 매우 문학적인 텍스트. 장자가 말하는 ‘도’는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 바라보면 기존의 제자백가들의 논의들이 모두 자신들만의 편협한 생각일 뿐이라는 무언가 일종의 초월적 진리가 있음을 상정하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딱히 상대주의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생각 역시 장자식으로는 편협한 얘기일 것이다. 왜냐하면 ‘도’는 말해질 수 없고, 말해진 것은 ‘도’가 아니기 때문에…
11.맹자
은근히 멋있는 말들이 많다. ”왕께서는 어째서 이익에 대해서만 말하십니까? 진정 중요한 것으로는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같은 말이나 항산 없이는 항심없다, 임금이 아니라 일개 보통사람인 주(紂)를 죽였다, 인자무적, 불인인지심 등등..
그리고 텍스트 『맹자』를 마무리하는 맹자의 탄식(“공자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가 백여 년으로 성인의 시대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이처럼 멀지 않고 성인이 살던 곳도 이처럼 아주 가깝지만, 성인의 도를 계승할 사람이 없으니 끝내 그렇게 할 사람이 없을것인가?”)은 왠지 공자를 생각나게 하는 지점이 있다. 결국 맹자도 공자처럼 본인의 정치철학을 구현하고자 수많은 나라를 떠돌아다녔지만 끝내 본인의 이상을 구현하는 것에는 실패했기 때문에.
확실히 맹자의 정치철학은 법가인 한비자가 보기에는 당대의 현실을 무시하는 이상적인 사고방식이고, 묵가의 입장에서는 이상적이지도 않은 단지 허례허식이자 실용적이지 못한 생각이며, 장자에게는 멀리 보지 못하는 자의 주관적이며 협량한 사고의 소산일 뿐이었다. 결국 중원의 통일도 법가를 중시한 진나라가 해냈고.
하지만 『맹자』나 『논어』의 텍스트들은 왠지 읽으면 읽을수록 다른 제자백가들의 책들과는 다른 맛이 느껴진다. 논어에서도 말하듯(“어디서 오셨는지요?” “공자 문하에서 왔소이다.”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해보는 그분 말이군요.”) 공자와 맹자에게선 인간에 대한 믿음과 도덕적 삶의 태도를 끝까지 견지하면서도 세상을 옳게 바꿀 수 있을꺼라 믿은 위대한 인간들의 분투같은 것이 느껴짐. 그리스적으로 말하면 본인의 운명과 결과를 이미 알면서도 그 운명을 향해 뚜벅뚜벅 걸음을 내딛는 ‘비극적 영웅’의 고결함이랄까? 그리고 그런 인간들의 열정은 후세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결국 세상을 바꾼다는 걸 이후의 중국사는 우리 모두에게 보여준다.
아시아문학사
왜 w a가 금지어지..
광고때문이라 카더라 신문고에 열어달라고 하면 잠시 열어줄거임
대학 다닐 때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당신 스승이 사서삼경 중 다른 건 상관 없지만 주역은 40살 넘어서 읽으라고 하셨댄다 그 전에 읽어봤자 이해 못 한다고. 그래서 마흔 넘어서 읽어보니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이해가 가셨다 하셨음 인생의 경험이 필요한건지 그 나이까지의 꾸준한 학문이 필요한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교수님이 이해하셨다고 한 그 포인트가 뭐였을지 아직도 가끔 궁금하더라 - dc App
제 일천한 생각으로는 나이를 먹으면 주역을 이해한다기보단 주역을 이미 믿거나 믿을 가능성이 높은 성향의 사람들이 나이 먹고 더 믿을수는 있을듯요. 책에 보니 역경이란게 주나라 이전에 왕조들이 매번 뭔 일 날 때마다 점을 쳤는데 그 중에서 예측이 맞는 것만 모은 뒤, 엄청나게 오랜 기간 동안 맞는 것들을 정리해보니 세상의 모든 일어남이 64가지 변화로 수렴하고, 또 그 64가지 변화들이 각각 6단계의 과정을 거친다는 통찰을 얻어서 64괘랑 효사를 만든 거라고 하더군요. 따라서 일단 주역의 괘들을 인생의 비유로 보는 걸 동의하는지가 핵심이고, 그거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인생 경험이 많을수록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본인이 그 서술들에 하나라도 더 들어맞는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을수는 있겠지요.
육도삼략을 읽고 어? 왜 이렇게 현대적이지? 했었는데 편집자의 장난질이었구나 - dc App
이탁오의 책을 빠트렸네
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