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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3장
22.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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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과 이야기의 사실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A, 하나님이 에덴 동산에 선악과를 심고 인간에겐 금함

B.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 가장 간교' 한 뱀이 여자에게 다가와
선악과를 먹으면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을 하나님도 알'았기에 금했으니,
그것을 원한다면 먹으라고 종용함

C. 먹은 후 '그들의 눈이 밝아져' 벗은 줄 알게 되었고,
하나님의 규칙을 어겼다는 것, 그러므로 두려워하고 숨어여 한다는 것,
에덴에도 속임수와 기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됨

D. 하나님은 그 댓가로 인간에게 고통스러운 노동과 임신,
흙으로 돌아가는 죽음, 무엇보다 '뱀의 후손'과 원수가 되고 그와 싸워야 하는 운명을 내림

E. 이 저주 후 아담은 비로소 '여자'라 불리던 자기 베필에게 '모든 산 자의 어머니'라는 뜻의 하와라는 이름을 붙여주었고,

F. 하나님은 그들에게 '가죽옷'을 지어 입히심.


저는 예전부터 이 장면이 대단한 전문가이자 대상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이에 의해 진행되는
'싸이코 드라마'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상자의 심리적 문제를 치료하거나,
환자 스스로 문제를 더 확실히 자각하게 하기 위해 펼쳐지는 정신병리학적 참여극.

인간이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추방당한 것은 하나님의 통제와 의도 밖에서 일어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아니라,
걸음마나 어린이집 입학, 운동회의 달리기 시합이나 콩쿨, 성년이 된 후의 독립 같은
한 인간의 삶에 필수적이지만 고통스럽고 두려운 어떤 성장의 관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을 때,
자녀가 그 관문을 넘길 바라는 부모가 가장된 냉정함 속 확실한 선의로 치르는 과격한 통과의례적 연극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선악과를 마련했다는 것, 유혹의 빌미가 될 뱀 역시 그가 창조했다는 것은
이 추방극의 무대와 시나리오를 준비한 것이 하나님 자신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선악과를 먹은 결과로 인간이 얻은 것이 죄악이나 도덕적 타락이 아닌
하나님과 뱀, 인간 모두가 알고 있던 '선악을 알게 되는 것' 즉, 동물성을 벗어난 이성과 판단력 이었다는 것은
선악과로 인한 추방이 동물의 수준을 벗어나 자유의지를 갖고 선과 악의 선택이 끝없이 강요될 삶에서
의지와 노력으로 선을 지향하는 능동적이고 더 가치 있는 선을 실현하는 존재로
발전하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단계였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여자로 인해 저 모든 저주를 받은 아담이 그제서야 하와라는 이름을 붙여주는 장면,
그 모든 저주를 내린 후의 하나님이 인간에게 '동물적 수치'를 감춰주는 가죽옷을 지어주는 장면도

정확히
성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며 히키코모리로 살길 고집하던 자녀를 집 밖으로 내쫒은 후,
비로소 자신이 주체성과 책임을 가진 하나의 독립된 인격임을 깨닫게 되는 어리석은 자녀와,
홀로 살 준비를 하는 자녀의 계좌에 월세방 보증금 정도는 될 금액을 입금해 주는 부모의 모습과 일치합니다.

이후 22절은 사실 사족같은 해설입니다. 이 명백한 메세지를 오해할 후대 인류를 위한 저자의 노파심.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생명 나무 열매도 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 추방된 것은 하나님의 규칙을 어겼기 때문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3장 전체에서 하나님이 직접 말하듯, 인간이 비로소 동식물과 같은 하등한 피조물과 다른
선과 악을 구분하는 이성과 이를 선택해 실천할 수 있는 의지를 갖게 되었기 때문인 것이며,
이 역시 전지전능한 신의 의도 하에서 그렇게 되도록 예정되어 있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에선 약 30억 년 동안 벌어진 생명체 진화의 역사로 설명하는,
물질이 생명체로 진화하며 그들 중 단 몇 종이 환경의 거친 변화와 다른 동물에 비해 턱없이 연약한 육체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직립하고 도구를 사용하며 동물 이상의 지능과 자의식을 가진 존재로 발전하여,
본능과 욕구만 따르는 동물과는 다르게 선과 악을 깨닫고,
자신이 이 현실 세계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는 과정을,
창세기의 저자는 창세기 2장이라는 매력적이고 함축적인 이야길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천사와 영생으로 상징되는 피안의 세계, 신적 세계는
그것을 처음으로 인식한 인간의 등 뒤에서 영원히 닫혀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추방과 폐쇄 이후에야 인간은 동물과 젖먹이의 삶을 벗어난 존재가 되어
부박할 테지만 자유로운 세계 속으로의 걸음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