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무엇을 써야할지 떠오르지 않는다
아주 슬펐다
에피는 여전히 내 가장 사랑하는 불륜녀다
이번에 읽으면서, 인슈테텐에 좀 더 공감이 되었다
내가 히키코모리가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든 사회에 적응할 수 있었다면, 이런 인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끔찍하게 재미없고, 항상 상대를 가르치려 들고, 출세와 평판에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7년전 부인의 한순간의 실수를 알아챈 순간 부인을 내쫓을 수 밖에 없을 그런 인간
인슈테텐을 욕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일단 인슈테텐은 잘생겼다고 묘사된다. 에피는 아니지만 그를 흠모하는 여자도 분명 있어서 나와는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그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에피 또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크람파스 또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에피의 부모 또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대체 누가 잘못한 것이냐?
당연히 에피 브리스트다. 사회는 요령 좋게 개인에게 책임을 몰아세운다. 폰타네의 고발이 향하는 지점은 바로 그 곳이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하도록 닥달하는 그 무언가. 내가 일찌감치 사회 생활을 포기해야 한다고 (즉 죽어야한다고) 생각하게 만든 그 무언가. 어느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모두가 범인이 되어있는 이유. 인슈테텐의 친구는 아프리카의 토인들처럼 사회도 규범도 없이 살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술과 같은 '보조 장치'를 이용해서라도 행복이라고는 없는 끔찍한 일상을 견디는 방법을 익혀야할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은 그들을 부러워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안나 카레니나처럼, 이 소설 또한 실화에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아니, 더 써보았자 나 자신의 이야기만 나올 것 같다. 작품의 구조를 더 뜯어보는 시도는 조금 있다가 해야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