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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전 후 혼란기를 우리는 다자이 하나에 의지해 살았다.’


인간실격은 서문으로 유명한 소설이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이란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고 다시 첫 문장을 읽어보면 정말 의 생애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또 두 문장이 주는 파멸적인 느낌은 머리에 강렬하게 남고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준다. 그것이 이 책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읽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먼저 불안으로 가득한 일생을 단순히 서술하는 것이 어떻게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방황하고 그럼에도 바닥까지 처박히는 듯한 절망감, 혼란스러움이 독자의 감정과 공명하기 때문이다. ‘는 인간을 신뢰하지 않으면서도 인간과의 유대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이야기한다. 현대인들은 에 본인을 대입할지 모른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의 소식을 알게 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대인관계에서 상처입는다. 그럼에도 대인관계의 느슨한 울타리를 포기하지 못한다. 누군가는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현재 자신의 상황에 를 대입한다. 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의 젊은이들과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여전히 인간실격이 많이 읽히고 위로를 주는 것은 불안한 상황에서 이 책을 읽었을 때 의 대사와 행동이 공감을 주기 때문이다.


'나'의 기록은 가 쓴 일종의 변명문이다. 어릴 때부터 예민해서 인간의 이중성을 눈치채고 신뢰하지 못하지만 익살을 통해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본인 또한 이중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거짓으로 위장한 익살의 죄책감 때문에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전전한다. ‘의 자살 시도는 두 번 나오는데 이유가 서문에 나오는 두 문장과 각각 닮아있다. 첫 번째는 집안의 돈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서, 두 번째는 요시코마저 믿을 수 없게 되어 시도한다. 두 번 실패한 후 가 마지막까지 살았는지 자살을 또 시도했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작가는 결국 자살했다. 그렇기에 3가 이야기하는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라는 이야기조차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인간실격의 최후가 등장하지 않듯 결말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인간실격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가 했던 애처로운 노력들, ‘가 느낀 불신과 부끄러움을 독자들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이다. 그 답은 현재까지도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