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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국의 원로 경제학자 우징롄(吴敬琏)이 쓴 『当代中国经济改革』 제3판(2021)을 번역한 책입니다.
참고로 『중국 현대 경제사』라는 제목을 단 책은 이 책 말고도 한 권이 더 있습니다. 1994년에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번역한 책인데 그 책은 1949년부터 1992년까지의 시기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1992년은 중국이 개혁개방을 계속하느냐, 다시 왼쪽으로 기우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던 시기였죠. 이때 덩샤오핑이 남순강화로 개혁개방에 힘을 실어주면서("개혁개방에 반대하면 누구라도 자리에서 물러나라")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이 계속될 수 있었습니다.
2. 이 책은 사회주의 경제(국가 신디케이트 모델)부터 시작해서 중국 경제가 지나온 길, 그리고 앞으로 중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중국 학자가 쓴 글이다보니 아무래도 어용적 색채가 강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오히려 비판적인 목소리를 띠는 부분도 있고 크게 불편한 부분은 없더라고요. 역시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후안강의 책의 경우 공산당 어용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우징롄은 1930년생이고 후안강은 1953년생이라 같은 세대의 인물은 아닙니다.
3. 중국은 시장 도입(개혁개방) 과정에서 정치 권력이 경제 권력까지 겸하는 부패 문제가 심각해졌는데, 개혁개방 자체가 원인이니 다시 왼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는 개도국에서 주로 나타나는 문제로 개혁개방이 불충분했기 때문이라며 더더욱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자는 분명히 후자의 입장을 띱니다. 저자는 중국은 앞으로 시장 개혁을 더욱 철저히 하면서 정치 제도 역시 개혁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중국에서 정치 개혁을 말하는 것은 다소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만, 저자는 법치를 도입하여 권력의 행사가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법에 의해 제한되어야 하며 인민에 의해서도 감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때 법치는 단순히 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통치를 합법화하는 것(rule by raw)가 아닌 권력이 법에 의해 제한되는 의미에서의 법치(rule of raw)를 말합니다.
정치사를 다룬 책이 아니기 때문에 상세하게 언급하지는 않지만 1989년의 천안문 사태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는 1987년 13차 당대회에서 자오쯔양이 발표한 정치 체제 개혁안의 추진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경제 문제(인플레이션)이 나타났고(해결되지 못했고) 결국 천안문 사태로 이어졌다는 인식입니다. 실제로 천안문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사망이었지만 그 기저에는 시장 개혁 과정에서의 부패 문제와 물가 상승이라는 정치 경제적 요인이 작용했었죠.
참고로 자오쯔양이 구상했던 정치 개혁안은 당-국가체제로 당과 국가(정부)가 한 몸이 되어 있는 중국에서 당과 정부를 분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당이 정부를 통제하기 위한 조직인 당조와 대구부의 폐지 그리고 국가공무원 제도 도입 등이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천안문 사태가 결국 자오쯔양의 실각으로 이어지면서 이뤄지지는 못했습니다.
4. 또 저자가 개혁개방에 긍정적이어서 그런지 마오쩌둥 시기의 경제에 대해서는 제법 비판적으로 보여집니다. 단순히 수치만을 봤을 때 마오쩌둥 시기의 경제 성적표는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그랬듯 마오쩌둥의 경제 노선은 공업, 그것도 중공업 위주의 발전 전략으로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심지어 곤란했던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어갔으니 말이죠.
저자는 구체적 수치를 언급해가며 마오쩌둥 시기의 경제 성적표가 농촌을 쥐어짜 공업을 육성했던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 이 역시 스탈린의 소련에서 배운 방법인데, 농촌을 근거지로 세력을 불린 중국공산당이 결국 집권을 한 이후에는 소련과 마찬가지로 농민을 쥐어짜 공업을 육성했던 것에서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5. 번역은 잘 되어 있지만 중간 중간 번역이 2% 부족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맥을 보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냥 총요소생산성이라고 되어 있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6. 글항아리에서 나왔는데, 전자책으로도 읽어볼 수 있지만 아쉽게도 이 책을 즈음해서 글항아리가 더 이상 구글플레이에는 책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에서는 구매할 수 없더라고요. 판권 계약상 구글 판매가 불가능한걸 수도 있지만, 글항아리의 정책이 바뀐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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