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272b58b68ff51ee87e4438071739e979343b2ab9c179ec2eff4ac84fb97

이 책 읽어보니 생각보다 번역에 오류 있는 부분이 많은걸 찾음

1.

7fed8272b58b69f351ee85e04580707373aec9c336d6f16d60e91e9e02d5ddd7

7fed8272b58b69f351ee85e04e837d732f0841c1e806f3bbb3fbe1ceabb76032

아큐가 성내에서 돈을벌어 돌아온 후 장면 중

대문을 '찰칵'하고 닫아 걸던 때와는 달리 사람들의 태도가 '경이원지'했다고 번역되어있는데

원문은 嚓으로 앞서 아큐가 참수당하는 사람을 본 썰풀면서 왕털보 목을 친거랑 연결되어 있는 장면임
그래서 대문을 '찰칵'하고 닫아 건다는 완전히 틀린 문장이고
목을 '싹둑'하고 벨때 정도로 번역되어야됨

또 경이원지 敬而遠之라는 표현은 존경하지만 거리를 둔다 이런 의미인데
과거 한자 표현 일상적으로 많이 쓰던 시대에는 의미가 통했지만 현대에는 그 의미를 바로 받아들이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표현 그대로 쓰는게 좋은 번역은 아니라고함

2.

7fed8272b58b69f351ee85e0458470735e868582281766dd7423e4d17a063082

'모든것을 유신하는 시대'의 원문은 '咸與維新'으로, <상서>에 윤정(胤征)편에 나온 구절을 인용한 문장임

이 문장의 의미가 옛 오염된 풍속을 새로 고친다라는 의미라서 '모든것을 유신한다'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임

3.

28b9d932da836ff438ec81ed44817d694e8324f31be1dda5e80aedaa0d5bdb662e96

자오수재가 가짜양놈에게 '정중한' 편지를 부탁해 혁명에 가담한다는 장면

'정중한' 편지라고 쓴 문장의 원문은 황산격의 편지 '黃傘格'的信인데

이건 과거 중국에서 관리들이 높은 신분 사람에게 존경의 의미를 담아 쓰던 편지 양식임

봉건제도 철폐를 주장하는 혁명당에 가입하기 위해 봉건제도의 양식인 황산격을 쓰는 자오 수재의 멍청함, 아이러니함, 혁명이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하는 우매한 인간을 풍자한 것이라 중요한 소재임


개인적으로 황산격이라고 그대로 표기하고 각주로 설명했으면 좋았을거 같음

4.

7fed8272b58b69f351ee85e041807173ab81b3e8c361902352a9fe69b0bd9cdb

아큐가 감옥에 갇혔을 때 동그라미로 서명을 하는 장면

'손자대가 되면 동그라미를 아주 동그랗게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라는 문장이 잘못된 것임

손자 孫子가 손자라는 의미 외에 중국어엔 '한심한 놈'이라는 의미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한심한 놈들이나 동그라미를 동그랗게 그릴 수 있을 것이다라는 의미가 되어야됨

그래야 아큐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의미가 살아남


5.

7fed8272b58b69f351ee85e041857473d91772b3503989cd173866efdb96b9b0

혁명이 다가오고 어딘가 어수선한 마을의 분위기를 묘사한 부분에 '가을에 섬머 타임을 실시하는'이라는 문장이 어색함

원문은 '秋行夏令'라는 중국어 숙어인데, 때에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한다는 의미임

앞서 문장처럼 여름엔 변발을 올리는게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가을넘어서 변발을 올리고 있어 위화감을 느낀다는 의미인데

저렇게 의역한건 좀 많이 이상한거같음


저자는 '엄동설한에 삼베옷을 입는격'이라는 번역이 잘된 번역이라고 함

6.

7fed8272b58b69f351ee85e04f837c739bcb49fe06c79da0294d967a5f93152f

1장에서 화자가 '정전'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중
'영국 정사에~'이 문장이 오역이라함

'로드니 스톤별전'이 없음에도 '로드니 스톤 별전'을 저술했다라는 의미로 번역했는데


원문은 '로드니스톤열전(列傳)'이 없음에도 '로드니스톤 별전(別傳)'을 지었다라는 의미임


이건 열전이랑 별전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것인데

별전이란 열전에 기록된 인물을 보충설명하는 격의 책으로서
로드니 스톤이란 자가 열전에 기록된 적도 없었는데
별전이 나왔었던 예외적인 상황을 언급한 것임

그러니 열전과 별전을 구분하지 않고 둘다 별전이라 쓴건 잘못됨

7.

7fed8272b58b69f351ee82e444847c73eaaed8bfec23e91004cc938a978ab607

아큐가 머리에 나두창 자국때문에 부스럼과 관련된 단어를 금기시하는 장면


원문은 부스럼이 아니라 나두창자국(癩)을 가리키는 거라 부스럼이라 번역하는 것부터 틀렸고

이문장은 아큐를 풍자하는 의미가 있기에 의미를 살리는게 더 중요함


癩(나두창)와 賴(위로하다, 의지하다)는 서로 뜻이 다름에도 둘다 중국어 발음이 lai로 같기 때문에 아큐가 꺼려하는 것임

특히 여기서 루쉰은 諱라는 단어를 씀
이 단어는 피휘避諱라고 과거 황제의 이름에 쓰인 한자를 쓰지않던 문화를 가리키는 말임

즉 아큐는 황제도 아닌 밑바닥 층이면서 꼴에 황제를 따라 피휘하고 있다고 풍자함과 동시에 봉건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층민한테도 지배층의 문화를 강요하는 사회, 단순 발음이 같은 단어를 넘어 유사한 의미의 단어까지 피휘하는 아큐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풍자하는 것임


한국어에선 癩, 賴한자가 라, 뢰로 발음이 달라 살리기 어려운건 맞는데, 왜 부스럼이라고 번역한건지 모르겠음

8.

28b9d932da836ff438ec81ec4f8577698eca749deae0b682db288feccb5792d290bc

아큐가 샤오디를 만나서 싸우는 장면 중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라는 문장의 원문은

'仇人相见分外眼明'으로, 원수는 서로 만나면 눈에 불이 켜진다, 원수는 서로를 잘 알아본다 이런 의미임


반면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라는 말은 원수가 서로 피할수 없는 곳에서 만난다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원문의 의미와 전달하는 뉘앙스가 달라서 틀리다함


9

7fed8272b58b69f351ee80e1418174736293037baa991c414e2a92684bd327

7fed8272b58b69f351ee80e141837573fb7f10e4962cdf93260d755741d2a5


아큐가 왕털보랑 가짜 양놈에게 쳐맞고 비구니에게 화풀이 하는 장면

'아큐는 평소에도 그녀를 보기만 하면 반드시 욕하고 침을 뱉고싶었었는데'

여기는 원문의 동사要의 의미를 잘못 파악한 것임

원문에선 ~을 습관으로하다 라는 의미로 쓰여
평소에도 아큐가 비구니를 자주 욕하고 다녔다는 것을 암시함

이는 변발을 유지하는 아큐가 스스로 자신은 전통문화를 잘 간직한 인물이라고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머리를 자른 가짜양놈과 비구니를 무시함으로써 열등감을 해소하려 하는 인물임을 보여줌

또 가짜양놈에겐 아무말도 못하고 비구니에게 평소엔 욕하고 다니는 강약약강적인 모습도 풍자함


본 번역의 경우 要를 ~하고싶다라는 의미로 잘못 해석해서 이런 속뜻이 전해지지 않음



'내가 왜 재수가 없나 했더니, 바로 너를 만났기 때문이구나!' 부분은 원문이 완료형을 나타내는 了를 사용하여 과거형 쓴 것 같은데, 실제 의미는 미래형으로 '너를 만나려 했기 때문이구나'정도가 되어야됨

이는 과거가 미래를 결정하다는 인식이 아닌, 미래가 과거를 결정한다는 아큐의 왜곡되고 괴상한 억지를 풍자한 부분이기 때문에 과거형으로 쓰면 의미가 달라짐



루쉰작품 자체가 워낙에 어렵고 그시대 중국 문화도 이해해야하고 중국 고전 문장을 인용한 부분도 많아서 번역 난이도가 상당하다함

특히 아큐정전의 경우 고전 문장을 인용할때 따옴표를 써서 강조했는데, 이건 루쉰이 아큐를 고상한 문장을 사용해 풍자하고, 또 한편 봉건사회를 풍자하는 의도로 쓴거기 때문에 이 인용문을 잘 살리는게 포인트라함

을유판의 경우 그래도 이 인용문은 번역 잘한거 같음

그밖에 자잘한 오역도 몇개 있는데

진짜 당시 사회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못하는 번역이나 원문을 살리기 어려운 문장도 아니고 기본적인 중국어 문장 이해 어휘 이해 오류 등이 많아서 원래랑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문장이 많고

아큐정전 한 편만 봤지만 이러면 다른 단편 번역도 오류 많을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