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열쇠 모양의 어설픈 따개로 깡통 뚜껑을 열어젖히고 몇 층이나 되는 날카로운 양철을 한 줄씩 말아 올려 깡통 끝 쪽으로 감아가면서 정어리의 미세한 꼬리와 지느러미가 질서정연 하게 줄지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입술에 상처를 내는 굴 껍데기에서 부드러운 알맹이를 꺼내 먹으려고 할 때와 같은 원시적인 기쁨을 느꼈을 것이다.
정어리를 먹고, 기름과 생선 찌꺼기로 더럽혀진 입술로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시고, 정어리를 집었던 세 개의 손가락을 핥는다. 전에 아내는 손가락 힘이 약해서 정어리 통조림을 열 때면 항상 나에게 부탁하곤 했다. 혼자서 술에 취하는 습관을 익히고 나서부터 아내의 손가락은 강해졌는데, 그것은 오히려 가슴아픈 황폐함처럼 느껴진다.
나는 부풀어 오르는 아내에 대한 연민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산한 분노를 원래대로 구멍 속으로 밀어 넣기 위해서 눈을 잡고 많은 양의 위스키를 삼겼다. 목구멍을 태우는 술이 위를 태우고 머릿속 어둠을 태워서 나는 꿈조차 꾸지 않는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p.218)
좋아합니다, 아주 많이. 노파심에 말씀드리는데 국문학도 좋아해요. 김승옥, 윤흥길, 한강 최고!
만엔원년의풋볼인가요
먼가 하루키 같네
일문학 전반적으로 이런 느낌이 깔려있긴한거같아요.
개인적인 체험?
<만엔 원년의 풋볼> 입니다.
오에 저런 묘사들 조아
존나 베베 꼬면서 그로테스크한데 찰떡인 묘사 보고 오에 아니노 했은데 맞노
kia
Hyundai.
오에단은 살아있다
뭔 소리야 이게
엄청 자세하네..
특히 감정묘사 할 때 두드러져서 참 좋은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