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약 6년 간 동네 서점을 운영했습니다.


멀쩡히 다니던 공기업 때려치고 창업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이 나라 잃은 것처럼 말렸지요.


근데 워낙 하고 싶은 건 해야 하는 성격이라 사표 내고 창업을 했습니다.


퇴직금부터 대출까지 끌어다가 전재산을 서점 차리는 데 다 썼구요.


위치도 나름 신경 써서 대로변에 차리고 평수도 나름 넓게 했습니다.


덕분에 작가들도 초빙할 수 있었고 동네에 소문이 나서 독서모임 등 여러 문화 서비스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인정을 안 해주시다가 그래도 먹고 살려고 노력하는 걸 보곤 나중엔 인정해주셨습니다.


제가 바쁠 때 서점을 대신 봐주거나 하면서요.


그게 벌써 6년이나 됐고 올해 계약을 끝으로 재계약을 맺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일 큰 요인은 당연히 돈이 안 된다는 것이겠지요...


6년을 운영했지만 저는 이렇다 할 돈을 모으지 못했습니다.


2년차부턴 어느 정도 굴러가는 서점이라 제 입에 풀칠은 가능했지만 저축까진 힘들더라구요.


어느덧 마흔이 다 되어 가고 여자친구와 만난 지 13년이 넘으면서 미안해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결국 내년에 결혼하기로 식도 계약하고 양가 부모님에게 인사도 드리고 보니 제 앞날이 캄캄하더군요.


결혼도 하고 만약 아기도 낳는다면 이 서점이 유지가 될까?


결국 빠른 결단을 내렸습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창업을 접고 공기업에 재입사하기로요.


늦은 나이에 또다시 공부하게 생겼네요.


여기엔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다들 힘들겠지만 편하게 온라인이나 대형 서점에서 구입하기 전에 한 번 주변 동네서점을 둘러봐주세요.


사실 어느 동네서점이든 1티어도 먹고 살기가 녹록치는 않습니다.


그분들이나 저나 왜 굳이 서점을 운영했을까 싶습니다.


돈이 목적이라면 미치지 않고서야 절대 서점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것보다 마진이 훨씬 적으니까요...


만약 여러분 동네 주변에 문학을 주로 다루는 서점이 있다면 꼭 가끔씩이라도 구입해주세요.


그분들은 진정 우리나라 도서 시장을 사랑하시는 분들입니다.


돈이 전부인 시대에 아직도 뭔가 다른 게 있다고 믿으며 사는 분들입니다...


저도 그 꿈을 가지고 서점을 운영했지만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접게 되었네요.


가게 문 앞에 곧 영업을 종료한다고 붙여둔 이후로 정말 많은 단골과 고객들이 와서 응원해서 많이 울었습니다.


이 시대에 문학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내 돈, 내 시간, 내 열정을 갈아넣은 것인지


후회가 되는 게 아니라 점점 유튜브 등 다양한 도파민 폭탄 미디어에 빠지는 현실이 아쉬워서입니다.


이렇게 폐업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이 나 처음으로 글 남겨봅니다.


다들 즐독하시고 꼭 주변에 동네 서점이 있다면 그곳도 한 번 들러주세요.


그분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될 겁니다.


정말 외로운 직업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