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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터넷 커뮤니티는 하나의 이념 전쟁터이자 극단 주의자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00년 대 중후반부터 인터넷은 정치와 사상의 각축장이 되었고, 온라인 세계의 익명성과 결집력을 바탕으로 각종 사회와 정치 이슈에 영향력을 끼쳤다. 위키리스크, 어나니머스 등 온라인 세력의 등장으로 기득권의 비리를 고발하며 민중들의 민주주의 혁명의 수단으로서 인터넷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인터넷은 혐오와 정치적 극단주의로 무장한 폭도들이 난동을 부리는 무법지대로 변모해버렸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2016년을 전후로 하여 대안 우파(Alt right)라고 부르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등장했다. 이들은 주로 20대 남성들이 주를 이루며, 백인 우월주의와 반이민, 반 정치적 올바름 사상으로 무장하여 도널드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한다. 이들은 우파 스펙트럼을 공유하면서도, 미국의 기독교에 기반한 정통 보수를 '오쟁이 진 보수(Cuck)'라고 비난하며 기존 우파 세력과 다른 이념을 주장하기에 대안 우파라고 부른다.
이들은 주로 4chan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주하며, 인터넷 밈 생산과 유통에 적극적인 특징이 있다. 인터넷을 하면 한 번쯤은 봤을 개구리 페페 Pepe는 평범한 웹툰 캐릭터였으나, 대안 우파들은 이 캐릭터를 자신들만의 밈 meme으로 바꾸어버려, 트럼프와 페페를 합성하거나, KKK 단, 나치 등 극우 캐릭터로 합성하기도 했다. 페페의 원작자는 이 행태를 못 참고 캐릭터를 공식적으로 사망처리했지만, 여전히 그는 대안 우파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가 됐다.
대안 우파는 인터넷에서만 활동하기를 넘어서, 트럼프의 당선에도 큰 기여를 했고,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을 주도하는 등 오프라인 정치 참여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인싸를 죽여라》(원제: Kill All Normies)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안 우파의 탄생과 이들의 특징을 고찰한 책이다. 최근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도 정치적 극단주의와 남녀 갈등, 혐오가 날이 갈수록 심해져 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그사세'라며 찻잔 속 태풍 취급하는 경향이 있지만, 온라인에서 퍼지는 이념과 혐오는 점점 현실화되어가고 있고, 정치 이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크게 집단화된 세력은 없지만,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미국 대안 우파와 비슷한 움직임을 찾을 수 있다. 한때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일간 베스트'와 '디시인사이드', '에펨코리아'같은 사이트는 정치적으로 우파 스펙트럼에 속하면서도, 기존 보수 정치 세력을 꼰대, 늙다리 취급하며 따르지 않는다. 또 정치인 관련 밈 생성에 적극적인 이들은 수많은 정치인 밈을 만들어내어 즐기고, 제노포비아, 안티 페미니즘, 반대를 위한 반대와 고의적 트롤링을 즐기는 등 대안 우파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 미국의 이야기가 아닌, 한국의 온라인 정치와 혐오 문화를 생각해 보는 데 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안 우파의 핵심 사상은 '주류(主流)에 대한 반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탄생하기 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는 텀블러 Tumblr를 중심으로 한 좌파 세력이 잡고 있었다. 이들은 극좌 성향으로 정치적 올바름과 페미니즘 사상을 밀며, 반백인, 반남성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상을 강요하여 미국 사회 곳곳에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고, 무슨 말만 하면 차별주의자 프레임을 씌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검열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런 사상이 미국 사회의 주류가 되자, 20대 백인 남성들은 항상 공격받고 가만히 있어도 차별주의자, 소외자가 된 기분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이들의 불만은 온라인에서 집단 괴롭힘, 흔히 좌표 찍기라고 부르는 공격, 사이버 불링으로 이어져, 페미니즘 성향의 글을 쓰는 사람의 신상을 털고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협박을 가하는 형태로 표출된다. 이런 공격의 기저에는 자신들을 핍박하고 공격하는 사회에 대한 반발이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대안 우파는 자신들의 정체성을 스스로 '찌질이', '아싸', '사회 부적응자'라고 지칭한다. 이 책의 제목에 들어간 'Normie'라는 신조어는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쓰이는 '인싸'와 비슷한 용례로 쓰인다. 현실 사회에 잘 적응하고, 친구도 많고 이성과 잘 교제하며 정상적인 삶을 사는 인싸들을 혐오하고, 스스로 아싸라고 지칭하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인싸와 여자가 접근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역설적으로 이들은 인싸의 삶을 동경하며 '블랙필 이론', '레드필 이론'등 연애 담론을 나누며 이성 교제에 집착하기도 한다. 4chan, 8chan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극단적인 여성 혐오 성향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런 사상의 이면에는 사회로부터 고립된 이들의 분노와 정상적인 삶에 대한 동경이 있을 것이다.
이들의 분노는 온라인에서만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표출된다. 미국에서 흔히 인셀 범죄라고 불리는 20대 백인 남성들의 총기 난사 사건,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여름 발생했던 일련의 묻지마 칼부림 사건은 가해자가 사회와 단절된 젊은 남성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으로 사회는 남성성을 억압하고 터부시하면서, 남성의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강요하는 모순된 세상을 만들었다. 남성으로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 성공하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양육하지 못하면 도태된 인간 취급하면서 남성성을 억제하도록 짜인 사회 시스템은 수많은 남성들이 성적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 정치적 올바름, 페미니즘의 광풍으로 남성을 억압하고 차별하니, 이들은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세상을 향한 혐오를 키우는 것이 당연한 순리다. 대안 우파는 결국 이 같은 사회 분위기에 반발하여 등장한 정치세력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반사회적인 인간으로 정의하고, 주류에 반대하는 트롤링을 일삼고, 극단적인 혐오에 빠지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에 열광하는 이유도 그가 대안 우파의 가려운 등을 긁어주는 이념을 주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온라인 극단주의 커뮤니티의 계보도 미국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2010년대 초 등장한 '일간 베스트는' 권위주의적이고 꼰대적인 사회에 반기를 들었다. 이들이 저지른 수많은 고인 비하와 지역 비하, 비윤리적인 혐오는 이유 없이 등장한 것이 아닐 것이다. 2015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한 페미니즘은 한때 한국을 휩쓸어 남녀 갈등을 가속화했다. 2024년 현재까지 온라인 커뮤니티는 혐오의 장, 정치 극단 주의자들의 선동의 성지가 되어버렸다. 아직까진 한국에서 대안 우파가 오프라인에서 유의미한 활동을 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이런 온라인의 혐오 문화가 지속되는 한 불안정한 사회가 지속될 것이고, 언젠가 크게 터질지도 모른다. 《인싸를 죽여라》를 읽어보니, 이런 갈등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인터넷 커뮤니티를 음지 취급하며 쉬쉬하기보단, 적극적인 연구와 경계가 필요할 것이다.
17년 책이라는게 참 아쉬운 듯 그 이후에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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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일남?
나는 누구보다 도태된 비정상적인 인간인데 왜 대안우파니 일23베니 하는 것들은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이런 책들을 보면 난 항상 그것이 궁금하다
분별력을 타고나서
번역 제목 진짜 아무리봐도 기막히게 잘 지음ㅋㅋ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