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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
비가 온다구!
나는 비가 되었어요.
나는 빗방울이 되었어요.
난 날개 달린 빗방울이 되었어요.
나는 신나게 날아가.
유리창을 열어둬.
네 이마에 부딪힐 거야.
네 눈썹에 부딪힐 거야.
너를 흠뻑 적실 거야.
유리창을 열어둬.
비가 온다구!
비가 온다구!
나의 소중한 이여.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면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이 시가 떠오른다.
황인숙의 시는 대체로
웃기는 척 재밌는 거 같다가도
읽다보면 문득 슬픔에 잠기게 되서 좋은 거 같다.
나도 빗방울이 되서
그 사람에게 날아가고 싶은건가
싶은데 그 사람이 비를 좋아했었는지
어쩐지가 좀 희미해서,
기껏 날아가 얼굴에 부딪쳤건만
짜증내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는 거 같다.
그러니 날아가는 건 포기하고
처마에서 뚝 뚝 떨어지는
물방을이나 헤아려보는게 안전하겠다 싶다.
실은 그 사람이 날아와 물방울로
떨어지는 건지도 모르겠기 때문이다...는 개소리.
암턴 비오는 날은
이 시가 떠오르고
비오는 날은
암껏도 하기 싫고
특히 비오는 일요일 오전은
마냥 창가에 앉아 있거나
고양이를 괴롭히며
레스링이나 하고 싶다.
비가 온다.
비가 온다고!
시집 읽기 참 힘들던데 - dc App
네게 말할 게 생겨서 기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