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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에서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1929-1939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 작품인 1913년 세기의 여름과 함께 읽었다.

맨 처음에는 두 작품을 연장선처럼 이어볼까 생각했는데 방향성은 비슷해도 풀어내는 방식이 전혀 달라 엮기가 힘들다는 걸 뒤의 책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 쯤에서야 깨달았다.


년도의 배치를 보면 알겠지만 1차 세계대전 직전,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직전의 유럽 문화예술사를 다루는 책이다. 당시의 문예사조와 인물들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만한 이야기의 배치가 눈에 띈다. 두 책의 차이가 있다면 앞의 책은 루이 암스트롱으로 시작해 루이 암스트롱으로 끝나는 수미상관과 당시의 문화예술사가 중심인 분위기라면 뒤의 책은 그보다는 예술가들의 사랑, 삶과 사회 변화가 더 눈에 띈다는 점. 아무래도 년도가 짧냐 기냐의 차이에 따라 시대의 흐름이 더 눈에 띄는 건 어쩔 수 없다.


목차의 배치나 글의 배치도 눈여겨볼 점이 많지만 가장 재미있는 포인트는 1930년 초 신여성이 대두되면서 사회에 도전장을 던지는 여성들과 양성애, 동성애에 대한 러프한 사회 풍토, 그리고 대공황과 나치 집권기를 지나면서 탄압받는 이들에 대한 변화폭이다. 신여성들은 더이상 남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자신들도 하나의 개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젠더 갈등에 대한 도전장을 던지지만 나치 집권기에 접어들면서 예술인들을 탄압하고 게슈타포들이 덧씌웠던 죄중 대다수의 죄가 동성애, 양성애로 인한 사회 풍기 문란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런 극적인 흐름 변화는 저자가 생각했던 방향성과 같은데 1913년, 예술이 포화상태라고 해도 될 정도로 넘쳐나는 상황에서도 베르트 모리조가 겪었던 당시 여성 예술가로서의 대우와 1929년 이후 여성 예술가들, 그리고 1939년 이후의 여성 예술가들의 모습, 이런 벨 에포크, 1차 세계대전 전후, 2차 세계대전 전후를 상상하며 읽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인문예술사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단점을 꼽자면 어쨌든 인물이 권당 300명이 넘게 나오는데 모든 이를 알지는 못한다는 점,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토리가 배치되기 때문에 한 인물을 특별히 조명해서 계속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고 띄엄띄엄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 그리고 필연적으로 지루한 부분이 생긴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니 시간을 좀 여유롭게 두고 읽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