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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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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람이 하란에서 본래 가지고 나왔던 재산에, 그의 소심한 거짓말에 속았던 이집트 파라오가 선물한 대규모의 가축까지 더해져 그의 재산은 상당한 규모가 됩니다.


이쯤에서 아브람의 여정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는 아들 아브람과 롯 등을 데리고 이라크 남부로 추청되는 갈대아 우르에서 출발해 시리아 북부로 추정되는 하란에 거주했습니다. 그가 죽은 후 아브람은 다시 중동을 남쪽으로 종단해 이집트에 들렀다 다시 사해 남부로 추정되는 소돔과 고모라 근처에 이릅니다.


하란에서 애굽, 그러니까 현재의 시리아에서 이집트까지의 직선 거리는 700km가 넘습니다. 홀몸으로 강행군을 한다 가정해도 25일 이상이 걸릴 황량한 사막이 대부분일 거리를, 최소 수십 명이 넘을 사람과 그 이상일 가축을 거느린 채, 이미 다른 이민족들이 자릴 잡고 있는 지역을 약탈이나 물리적 충돌없이 여행했다는 이야길 문자 그대로 믿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창세기라는 기록의 목적은 문자적 사실의 기록이라기 보단 신화적 진실에 가까울 것입니다. <서유기>의 방대하고 고난에 찬 여정이 불교의 진리를 갈구하는 당대인들의 염원을 의미하듯, 저 고생스러운 여정 역시 히브리 민족의 선조들의 새로운 삶과 종교적 진실을 갈구하는 열망을 뜻한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여호와는 아직 가나안 땅을 아브람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아브람과 롯에게 허락된 땅은 '그들이 동거하기에 넉넉허지 못'한 곳이라서 아브람과 롯의 가축을 키우는 목자들 사이에 갈등은 계속 됩니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아내를 누이라 부르던 이 우유부단한 인간의 행동은 주목해 볼만 합니다. 선택권을 한참 어린 사촌 조카에게 양보하는 그. 마치 자신의 생존과 번영은 눈 앞의 현실에 달려 있지 않다는 듯한 태도는 당대에든 현대에든 놀라운 아량이고 자신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