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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섯 번째 감상문입니다. 추천과 관심은 늘 감사합니다. 이번 작품은 일본 데카당스 거장인 사카구치 안고의 '백치(白痴)'입니다.


  필자는 일본 데카당스, 유미주의(탐미주의) 문학을 좋아한다. 물론 오리지널인 샤를 보들레르나 오스카 와일드 등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다자이 오사무, 오다 사쿠노스케, 다니자키 준이치로나 사카구치 안고와 같은 일본 근대 데카당스 문학을 더 좋아한다.

  '백치'는 사카구치 안고의 데카당스 소설 중 '타락론'과 함께 대표작으로 뽑힌다. 주 내용은 일본 본토에 폭격이 가해질 때 즈음을 배경으로 다소 무기력한 영화사 작가인 '나'와 옆집 백치 여자의 이야기이다. 옆집 백치 여자는 옆집 미치광이의 아내로 인사를 나눈 것을 상대('나')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착각하는 등 순수한 모습을 보인다. 독자는 백치 여자를 통해 인간 본연의 감정 등을 엿볼 수 있다.

  사카구치 안고의 데카당스 소설은 주로 전후 일본 청년들이 부담해야 할 짐을 덜어주는 듯한 양상을 띈다. 사회, 공동체를 말하는 것 같으면서도 철저히 '개인주의'와 '타락하라, 그리고 살아라.'를 강조한다. '타락론'에서는 개인주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했다면, '백치'는 좀 더 미적이며 '인간 본연의 모습'을 담아냈다.

  필자는 '백치'를 대략 이런 식으로 이해했지만, 다른 관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카구치 안고가 일본 데카당스 문학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무지한 청년들이 패망 후에도 국가니 천황이니 하면서 그 망할 전체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가 하나의 개인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또 다른 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탐미적이고 퇴폐적으로 보일 수 있는 데카당스 사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킨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카구치 안고가 말한 '개인'과 '살아가기 위한 타락'은 현대인들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거창해진 것 같습니다...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언은 늘 환영입니다.

요즘 어깨가 아파져서 짧은 글쓰기도 영 힘드네요 ㅋㅋ A6 한 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