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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역사학자 퀸 슬로보디언이 쓴 '크랙업 캐피털리즘' 읽고 정리했다. 노트를 여기 공개할 생각은 없다. 책 몇권이랑 다른 글 좀 더 찾아보고 수정해서 어차피 세트로 만들어야 하는거라 미완성이기도 하고. 머릿속에 생각나는대로 대충 쓸께.

소개하자면 자유수출지대, 조세도피처, 혁신구역, 면세구역등 이른바 (주권국가의 법이 통용되지 않는 주로 경제성장, 실업률 감소 또는 혁신촉진등을 목적으로 하는) 구역들의 역사를 다룬다. (극)우파 운동가들부터 사업가, 때로는 군주에 이르기까지 나름의 목적을 가진 시장급진주의자들이 지난 20세기부터 지금까지 해온 실험들을 살펴본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구역이 (자본도피 같은 방법으로) 사회국가 모델을 위협하고, 민주주의 없는 자본주의로 나아가는 길이 이미 어느정도는 열렸다고 하는데 있다. 탄탄한 연구로 뒷받침된 이런 주장은 우리한테 여러가지 질문을 제기하게 되는데 이를테면 주권 국가의 주권에 대해 재고하게 되고, 비유적으로 말하면 특정영토에 선박의 편의치적주의 마냥 다른 국제법이 적용되는 현실은 노동, 민주주의, 인권등의 개념도 재고해봐야 함을 암시한다. 변화하는 현실에 맞게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구역들의 확산은 이런 개념들과 우리가 사는 세상의 질서에도 변동을 만들어내니까.

여러가지를 구역으로 뭉뚱그린게 좀 아쉽긴한데 아무튼 좀 과감하게 해석해보자면 가진게 있는 친구들은 1달러 1표제가 적용되는 구역 혹은 구멍 (loophole)을 통해서 세계 여기저기로 엑시트 할 수 있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구역의 확산은 비유하자면 선택옵션이 증가하는거고 그렇다면 가진게 많은 친구들은 위기를 헷지할 수 있는거지. 나같이 없는 애들은 땅에 발을 딛고 살아야하는거고 (내 생각에 공간을 뛰어넘는 계급과 그렇지 못한 계급이라는 문제를 다루는게 한나 렌의 매끄러운 세계와 그 적들에 실린 동명의 단편이다. 니들도 한번 읽어봐)

슬로보디언의 글이 좋다. 역자도 전문가이고 번역도 좋고 역자 해제도 좋다. 저자, 역자, 해제의 삼박자가 맞는 책은 사실 당연해야하는거지만 아직도 가끔 안그런 책들이 많은관계로 이 책은 특별히 더 가치가 있다. 게다가 슬로보디언이 한국 독자들을 위한 특별 서문까지 썼다. 자기 시간내서 이것저것 좀 논문 찾아보고 썼네. 책 사서 봐라는 말이다.

여담으로 슬로보디언이 연구하면서 SF 많이 읽었네. 책에 SF 작품들도 많이 등장한다. 자유지상주의자들이 꿈꾼 세상이나 거기에 영감을 받은 운동가들이나 뭐 여튼 이 책과 함께 책에서 언급된 SF 소설 찾아 읽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주말 잘들 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