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할 때 훈련소 코로나 격리 기간 동안 읽을 책으로 이방인을 구입해서 읽어봤습니다.
거 뒤지게 재밌어서 세 번 더 읽었습니다. 근데 마침 도서실에 같은 작가가 쓴 페스트가 이방인/페스트 합본으로 있더군요.
바로 독서를 시작해보았는데, 이방인과는 다르게 엄청 무겁다는 감정이 강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이방인도 뭔가 심오한 철학적 의미가 가득 담겨 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원시원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제 나름대로 여러가지 의미를 생각해내고 그에 납득하는 것에 성공했었습니다.
근데 페스트는 아니더군요. 뭔가 침울하면서도 희망 찬, 그러면서도 끔찍하며 숨이 막히고 뭔가 두루뭉실한 안개가 낀 느낌 그대로 작품이 끝나버렸습니다.
당시에는 그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페스트 해석 따위의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았지만 영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읽고 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페스트라는 글을 떠올리면 이 막연한 감상만 떠오릅니다.
그러다가 전에 읽을 책 고를 때 도움을 받았던 이 곳이 기억에 남아 글을 적어봅니다.
이미 독서를 마치고 개인적인 해석을 마치신 분들께 그 해석에 대해 가벼운 몇 줄 적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해석까지는 아니고... 소설의 요점이 결말보다는 과정이 아닐까 싶은데.. 부조리한 삶처럼 (당시)인간에게 이해 불가능한 질병인 페스트에 대해 인물들이 어떻게 대처하는가. 어차피 뒤질걸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살것인가가 요점 아닌강
결말에서 주인공 뜬금없이 죽었던가? 가물가물하네 ㅋㅋ
나도 페스트 읽고나서 반항하는 인간 읽으려구 사놨는데 그게 벌써 언젯적 일이여ㅋㅋㅋ 사놓고 안읽음 ㅋㅋ
어느 정도 암시는 주었지만 작 중 내내 고뇌와 투쟁을 끊임없이 하던 리외가 결말에서 허무하게 아내의 부고 소식을 듣고 얼마 안가서 따라가는거로 통해 현실같은 부조리를 보여주는 걸까요, 카뮈가 부조리의 상징이란 이야기는 몇번 주워들었는데
페스트라는 상황(고립, 재난 등)이 인물들에게 끼치는 영향(개인적, 대중적), 페스트라는 상황에 각 인물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 등이 매우 흥미로웠고 코로나를 겪었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기도 했음 - dc App
코로나 이전 시대에는 페스트 초반 전개가 과장 되었다거나 말이 안 된다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고 읽었는데, 코로나 이후에 글을 읽게 되니 그 시대 기준으로 전염병으로 인한 대공황을 이보다 더 훌륭하게 묘사하는 게 가능이나 한 가? 싶었음
이방인이 부조리(이해되지 않는 것) 앞에 개인이 대하는 태도 실험이라면 페스트는 집단적 태도잖아. 실존이라는 게 개념이나 도식, 당위를 보편성으로 받아들이는 걸 거부하고, 예를 들어 '슬픔'이라고 하면 늘 슬픈게 아니라 그때마다 빛깔이 계속 흔들리고 '인간'이라고 하면 늘 인간이 아닌데 우리가 어떤 개념을 끌어들여 플랫하게 하나로 퉁쳐서 '슬펐다' '인간이다'라며 스스로를 속이는 거잖아. 그래서 상황, 조건이 나에게 끼치는 영향을 기존의 관성하는 규정을 벗겨내 그때마다의 정서나 피지컬한 반응으로 실험을 하는게 실존주의 문학으로 분류되는 거 같은데 얘네들이 약한 게 개념과 보편성을 해체하다 보니 부조리 앞에서의 집단적인 대응이 안됨.
까뮈 1기인 이방인의 경우는 작가가 한창 때의 청춘의 에너지로 플로우를 타서 뽑아냈는데 2기에 해당하는 페스트는 마치 개념이나 도식을 가지고 들어가서 차력 쇼를 하듯이 정해놓고 벽돌쌓기를 해서 재미가 덜한거 같음. 비슷한 시기에 씌여진 반항하는 인간은 이념으로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는 아나키한 임시적인 결사체의 계보를 훑는 책임. 결론은 페스트나 반항인이나 부조리에 대한 개인성을 잃지 않는 집단대응이라는 테마라고 보고 주인공이 끝에가서 죽었든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은 듯. 실존과 집단성 사이에 딜레마에서 사르트르의 경우는 2기에서 마르크스주의와 불장난을 해서 변증법적 이성비판인가 뭔가를 썼다고 하고.
검색 좀 해서 카뮈 시기별 글을 읽어보면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