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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나 내용은 흥미로웠는데 글은 읽기 힘들었다. 두껍지도 않고 밀도 있는 내용도 아니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답답했다


어쨌든 재밌게 읽은 것 같다


이 책은 '분배 정치의 시대가 왔으니 다들 주머니에서 돈 좀 꺼내보실까'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소한, '절대 빈자에게 돈을 줘선 안돼!' 라는 식으로 사고에 제한을 두지는 말자는 이야기다


책에서 예시로서 주로 다루는 나라는 남아공이며 그 외에도 브라질 나미비아 등 '일반적인' 서구 자본주의 사회 발전 과정을 따른 나라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나라별 상황은 다르지만 적당히 뭉쳐서 요약하면


사회 구조적 연유로 대량 실업 사태가 일어났고, 엄청난 수의 실업자가 갑자기 생겨나 이들에게 지원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지원을 현금으로 했더니, 그 결과가 꽤 괜찮았다 라고 할 수 있겠다


빈자들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서로의 재화를 공유하는 '분배 노동' 이라는 행위로 생계를 이어나간다고 한다. 임금 노동만이 노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유라고 하면 뭔가 벌겋게 느껴지고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흔히 공유라고 하면, 구성원 모두가 자애롭게 서로를 배려하는 파라다이스를 상상하고,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짓는 경우가 많지만


인류학자인 저자의 주장과 저자가 인용하는 인류학 연구 자료들은 모두 그런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굉장히 이기적이라고 해야할지, 공유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압박이라고 할지,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에 의해 지탱되는 것이 공유 경제다


책을 직접 인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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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의 분배는 각 개인의 노동의 결과물로서가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타고난 생득권으로 다루어져야한다. 크로포트킨의 책을 인용해가며 저자는 주장한다


독붕이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절대 사전적인 의미의 빨234갱이는 아니다


푸코를 참고하고 크로포트킨의 주장과 인류학적 연구 결과를 나란히 두고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빨345갱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분명히 좌파도 까고 우파도 까고 있단 말이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는 프롤레타리아에만 집중했고 고전적 사회주의자들은 시장의 중요성을 간과했지만, 저자는 마르크스가 룸펜이란 멸칭으로 무시한 빈자들의 시장에 주목했다. 생산이라고는 일절 없는 곳에서도 노동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어쨌든 돈 내놓으라는 말은 같으니 수렴진화적 빨3554갱이라고 해두자


그런데 돈을 빼앗아서 돈을 줘봤자, 별로 크지도 않다고 한다


브라질의 볼사 파밀리아 프로그램 같은 경우 GDP의 0.5% 정도라는데


그만큼 빈부격차가 존나 크다는 걸까


어쨌든 그런 부분은 별로 신경써서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어차피 한국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닐테니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가라타니 고진의 교환양식론을 계속해서 떠올렸는데


가라타니가 인류학 쪽도 많이 참고한 모양이다. 교환양식 A 설명과 거의 유사한 부분이 많이 나왔다


결론적으로


이 책도 현실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구성적 주장(즉 혁명적 제안)을 하고 있지는 않다. 제목에 적어논 분배정치의 시대가 왔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저, 사고를 좀 더 유연하게 해보자는 것이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 모든 것을 해보자.


가난한 자에게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주자는 소리는 너무나 자기 중심적인 이야기다. 가난한 자에게 그냥 돈을 줘보자. 이 책의 원제는 Give a man a fish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