녠녠의 집은 푸뉴산맥의 가오톈촌에 있다. 그의 부모는 마을에서 ‘신세계’ 장례용품점을 운영한다. 어느 저녁 녠녠은 이상한 현상을 보게 된다. 잠잘 시간이 다 됐는데 마을 사람들이 여전히 탈곡장에서 밀을 털거나 가게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몽유 상태에서 낮의 일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고, 그런 면에서 꿈속에 기거하는 것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수가 늘어나 수백 명의 주민이 몽유 상태에 들어가자 이웃 샤씨의 아버지는 도랑에 빠져 익사하고, 팔십 먹은 후씨 노인은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다른 한편 젊은이나 중년들은 낮 동안 억눌러두었던 욕망을 행동으로 옮겨, 밝은 대낮의 노동과 근면성은 암흑 세상이 되자 도덕의 심연으로 빠져든다. 서로를 죽이는 살육이 일어나자 리톈바오의 장례용품점은 호황을 맞는다. 사람들이 화환, 수의, 부장품, 지찰을 사러 가게를 들락거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리톈바오의 가족은 갑자기 자신들이 삶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세계의 중심에 놓였음을 깨닫는다.


해가 죽던 날 - 옌렌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