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우리나라 현대 문학은 이문열 황석영 두 사람이 시작했다고 봐야지

그 이전에 우리나라 소설가들은 철학자, 사상가, 도덕교사, 연예인도 겸하는 존재였고 작품도 소설 그 자체로 머무르지 않고 독자들에게 설교를 했음

왜냐하면 80년대 이전 우리나라는 개도국이라 인문과학이 미분화 된 상태라 소설가들이 외국철학도 다 번역해 소개하고 이것저것 다 했기 때문임

일제강점기 거치는 바람에 어릴 때 한국어 학교에서 못 쓴 사람도 있었고

결국 사회가 좀 안정되고 이문열 황석영 시대부터 비로소 소설다운 소설이 나옴

이문열은 이미 서구의 대문호들이 다룬 주제를 한국식으로 로컬라이징해서 소설로 씀

사람의 아들, 금시조 같은거보면 한국 사람들은 감동하지만 서구에선 이미 자기들이 다룬 주제라 큰 반향없음

이문열 작품 중 해외에서 가장 흥한건 시인인데 이게 김삿갓 이야기임

자기 할아버지 비난하는 시 지었다고 방랑시인된게 한국의 유교전통에서 비롯된거고 서구에서 보기엔 신선하니 반향이 있었던거

황석영이 한국 현실에 천착한 리얼리즘 소설 많이 써서 서구에서 상당한 호응이 있었음

황석영 소설보면 한국 당대 현실 알 수 있기도 하고

그런데 황석영 소설은 뭔가 항상 답이 정해진 면이 있음

민족간의 화해, 민중에 대한 믿음, 노동자들의 투쟁 옹호가 황석영 대표작의 주제인데 이러면 자연스레 소설 결말도 정해진 수순으로 갈수밖에 없음

황석영이 노벨상에 근접했던건 사실같은데 뭔가 약간 부족해서 불발됐다고 봄


결국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나라에서 한강 외에 노벨상 받을 작가가 없음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아슬아슬하게 나마 선진국 말석에 오른건 사실임

당연히 서구도 이런 한국의 현대사에 관심 가지게 되는데

주제면에서 한국 현대사의 비극 다룬 한강의 소설이 서구인의 호응받을수밖에 없음

또 한강이 평이한 문장을 쓰면서도 이걸 시적으로 조탁하는 능력이 탁월

토속적 어휘 같은걸 안 쓰는데 이러면 번역하기가 용이해짐. 물론 작별하지 않는다엔 방언 많이 나오지만 다른 작품은 거의 드뭄. 그래서 외국인이 이해 가능하고

뿐만 아니라 한강이 대외적 명성 떼놓고 봐도 일류 소설가인건 부인하기 어려움

문장뿐만 아니라 장면 구성 같은게 읽히는 글임

거기에 한강이 어느 순간부터 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개인이 감내해야했던 고통이란 한가지 주제를 우직하게 다루었는데 평생 업적보고 주는 노벨문학상에 더없이 적합하지

물론 솔직히 나도 한강을 아주 좋아하지 않는데 여러 요소 다 고려했을 때 한강보다 나은 작가  국내에선 찾기 어려움

물론 남녀 동수로 주기 시작한 덕을 본건 맞는거 같은데

그거 감안해도 한강이 다른 노벨문학상 수상자에 비해 현격히 뒤쳐지거나 하진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