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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들이 듣는 음악이 치열한 '오디오'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란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곤 한다. 스튜디오에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은 안다. 앰프 세팅이 조금만 틀어져도, 마이크 위치가 한 끗이라도 차이가 나도 소리의 결과물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이런 특성은 공연장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근대적 오디오 엔지니어링의 1차 목적이 '청취자들이 오디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음악을 들어야지 오디오를 듣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소비자의 존재야말로 근대적 오디오 엔지니어링의 이상이 어느정도 성취되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입증해 준다.
상당한 공력을 투입해 자기만의 음향공간을 만들어낸 사람의 스튜디오에 들어가 보면, 그 사람들이 (비록 '음악'은 아닐지라도) 무언가를 분명히 성취한 것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낄 수가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훈련을 통해 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각자마다 이상향으로 삼는 소리의 유형이 있게 마련이고, 그걸 쫓아가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고는 한다.
'음악' 이전에 '소리'이다(물론 '소리' 이전에 '진동'이 있다). '좋은 음악'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좋은 소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오디오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처음에는 '원음에 충실한' 오디오를 찾곤 한다. 보통 오디오병 환자라고 하는 자들이 이 단계에서 속출한다. 그 환자들 중 대부분은 한철의 꼴값이 지나고 나면 다음 질문으로 옮겨간다. 과연 원음에 충실한 소리가 좋은 소리인가? 그게 아니라면 좋은 소리란 그래서 무엇인가?
조너선 스턴의 <청취의 과거: 청각적 근대성의 기원들>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19세기 음향 기술의 발전과 그것이 가지는 문화사적 함의를 풀어내면서 근대적 청각 문화가 형성되어 나가는 과정을 다룬다. 흔히들 '근대란 시각 중심의 문화고 청각은 전근대적 감각'이라고 한다. 월터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서 유래한 이 통념을, 조너선 스턴은 '시청각의 장광설'이라며 일축한다. 시각이 근대에 들어오면서 근대성을 획득한 것과 마찬가지로 청각 역시 근대적 청각문화를 이루어냈다는 것. '좋은 소리'라는 개념 역시 이런 역사적인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개념이다.
책에서는 19세기를 중점적으로 서술했지만, 기술 발전을 둘러싼 청각 문화의 변화는 실린더 레코드, 디스크형 레코드, 디지털 CD를 거쳐 Mp3, 아이튠스를 지나 스트리밍에 이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유튜브와 스트리밍이 위세를 떨치는 지금 시대에 가장 적합한 음악의 형식과 사운드 엔지니어링의 이상향은 무엇일까?
오디오 병 걸린 애들 중 제일 병신같은 부류가 최신 기기 가장 먼저 사고 "아 너무 좋네요~ ㅎㅎ" 하다가 1달 뒤에 신작 언제 나오냐고 글 올리는 놈들. 음악을 듣는거도 기기를 듣는거도 아니라 돈지랄에 미친 놈들.
보기엔 퍽 웃기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의 한 풍경인걸 어쩌겠나... 관련 내용도 책에 나온다.
전 여친이 클래식 직업 연주자였는데 최고급 오디오로 듣는 명연주 실황보다 다소 수준 떨어지는 공연이라도 직접 듣는게 더 낫다는 지론으로 집에 cd도 없고 오디오도 없었어서 충격.
무슨 의도로 말한 건지는 이해는 한다. 아무튼 책의 논리대로라면 전여친이 오디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관계없이 전여친이 연주하는 클래식 업계 자체가 '오디오의 논리'의 자장 안에 이미 편입되어 있다는 것임. 원본과 복제의 관계에 대해 벤야민을 끌어들여 설명을 하고 있다. 기술복제가 등장하자 원본과 복제본의 개념이 분화하고 원본이 아우라를 획득하면서 특수한 지위에 올라가는데, 사실 원본은 원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고 기술복제가 등장한 이후에 만들어진 개념이라는 것. 기술복제에 녹음기술이 들어가고 원본은 공연, 복제본은 음반으로 치환해서 생각하면 된다.
네가 기술복제 시대에 갖는 예술의 의의를 오해하고잇는 거 같은데? 벤야민이 경제적인 고통 속에서도 파울클레의 원본을 팔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가난한 난 컴 스피커 브리츠로 바흐 폴로네이즈 들어요. 바흐음악은 너무 아름다워요. 클래식 중에 가장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