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의 글빨 자체는 좋다고 생각하고
작가의 작품 세계와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책은 맞음
그러나 이야기적으로 봤을 때 역사 안에 있는
인물들의 가면을 통해서 자기 얘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 것도 맞음

후반부 할매가 사투리로 말하는 장면 빼고는
그 사건 당시에 있었던 인물들의 목소리가
진짜 그 캐릭터의 말이라고 느껴지지 않고
그냥 한강의 목소리라고 느껴짐

역사의 순간에 있었던 캐릭터와 사건 밖에 있는
목소리가 오버랩되는게 더 많은 의미를 만들고
문체적으로도 개성적이게 느껴지는 면도 있지만,
역사적 사건을 겪은 사람의 내면을 통찰하는게
아니라 작가 본인의 내면을 통찰하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애매해지는 면이 있다고 봄

근데 작별하지 않는다는 다름
제주도에서 새 밥주러가는 주인공의 목소리와
제주 4.3을 겪은 인물, 그 사람을 추적했던 친구의
목소리가 다 어느정도 분리되어 있어서
각각 캐릭터가 생명력을 가지고 더욱 감동적이고
마음을 울리는 면이 있음

작별하지않는다가 묘사도 더 좋지만
이런점에서 작별을 더 높게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