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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씨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국문학의 세계성도 어느정도는 인정받게됐다고 느낀바, 그 한강을 태어나게한 국문학 묵은지들을 읽어야 하지 않겠는가?
해서 읽게 된 채만식의『태평천하』.
지난해 염상섭의『삼대』를 꿀잼으로 읽고 묵은지의 위대성을 새삼 깨달았으며 그래서 올해는 채만식을 읽어보자고 이 책을 골랐다.
다 읽고난 가장 먼저 든 소감은 이게 '장편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인데 장편소설이란 모름지기 유장한 서사 흐름이 펼쳐지는 장르가 아닌가? 그런데 이 책은 과거회상 제외하고 하루 하고도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는 일을 '묘사'했을 뿐이다. 세태소설이라고 불린 이유를 알겠는데 별 스토리가 없다.
두번째는 왜 이렇게까지 혐오스러운 인간밖에 없는가?
채만식은 조선 말기와 식민지라는 조건 속에서 억압받고 뒤틀린 인간상을 보여준다.
일단 주인공 윤직원 영감은 기생지주답게 소작인들 착취하고 수탈하고 고리대를 놓고도 '세금도 흥정하는' 엄청난 구두쇠지만 자기 한 몸을 위해서는 거리낌 없이 돈을 쓰는...뭐 그런 욕심많은 노인네인데 더 나아가 72살 나이임에도 15살 밑의 소녀와 성애를 나누고 싶어하는 미친 소아성애자 새끼임.
일단 남자는 다 무능력자 아니면 기생지주를 등처먹으려는 거간꾼이나 노름꾼같은 기생충밖에 없음.
여자는 가족제도에 얽매여 노예같이 일만하고 신세한탄만 하는 불쌍한 사람과 성을 팔아서 한몫 챙기려는 문란한 사람밖에 없음.
그나마 멀쩡하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인 둘째손자 종학은 사회주의한답시고 경시청에 체포돼버렸다.
그러니 일본인들도 조선 사람이라고는 '때묻은 무명 고의적삼에 지게를 짊어지고 붉은 다리를 추어올린 요보' 아니면 '어두운 얼굴에 힘없이 벌린 입에 어릿거리는 눈으로 가게를 끼웃끼웃 가만히 들어와서는 (...) 슬며시 나가버리는 센징'만을 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채만식은 희미하게 사회주의자 대학생이란 아주 희미한 희망을 보여주지만 그마저도 체포엔딩으로 꺼버린다.
앞으로 조선민족의 미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채만식은 답하지 않는다. 단지 보여주고 한껏 풍자함으로써 폭로할 뿐이다.
다만 빈정거리기만 하던 서술자가 딱 한번 열심히 제 입장을 펴는 때가 있는데 그건 바로 인간성은 본성이냐 환경이냐 문제임. 여기서 서술자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강변하면서 은연중에 자기 생각을 드러낸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헉, 오늘 안그래도 알라딘에서 요거보고 나중에 사서 읽어봐야겠다 했는데 바로 올라오네요. 글은 스포당할까봐 실눈뜨고 보긴했습니다...
"앞으로 조선민족의 미래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채만식은 답하지 않는다. 단지 보여주고 한껏 풍자함으로써 폭로할 뿐이다." < 존나 재밌어보이네 - dc App
세계문학급 goat 묵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