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던 아내는 죽고, 집에 도둑은 들고, 올해 들어 정말로 좋은 일 하나 없다. 이럴 때일 수록 사람은 유머를 찾는다. 직업도 없고, 매일 빈둥거리며 살아갈 뿐인 생활과 결별하기 위해, 오늘은 일찍 눈을 뜨고 침대에서 씩씩하게 일어났다.
유머는 인생의 윤활유, 라는 말을 어디선가 읽은 이래, 나는 이 게으른 날들을 벗어나기만 한다면, 불행할 사람들을 유머로 구원하자고 생각했다. 물론, 무료로.
활기차게 밖으로 뛰쳐나가, 곧바로, 고뇌로 금방이라도 자살해 버릴 것 같은 사람을 찾기 위해 달렸다. 그런 때에 한해서, 내 감은 예민해 이윽고 그런 사람을 찾아내 버린다. 집에서 5미터 정도 걸어가면 약국이 있고, 그 옆에는 어째선가 전용 주차장이 있다. 약을 잔뜩 실은 트럭이 서 있는 것밖엔 보지 못했고, 평소에는 그냥 공터에 지나지 않았다. 그 맞은 편의 땅도 공터임을 떠올린 나는, 호기심에 찬 나머지, 괴성을 지르고 싶었지만 참았다.
덩굴이 휘감긴 콘크리트 벽을 올라가자, 저 밑에서 캐치볼을 하는 두 젊은 여성이 보였다. 그곳은 넓은 운동장이어서, 내가 그 여자들을 보고 있어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학교에 대해서, 친구에 대해서나 연애 관련 이야기 등 자못 젊은이다운 고뇌에 찬 이야기를 듣기를 기대했는데, 두 사람은 전혀 입을 열지 않는다.
"쳇, 이 녀석들 안 되겠군. 말을 모르는거 아냐? 초등학교부터 다시 다니라고." 라며 화가 나 침을 그 쪽으로 (둘 다 평범한 얼굴이고 키도 비슷했다) 뱉었다. 그러자 차가운 침 때문에, 마치 스위치가 켜진 것처럼 말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 집에 그 정도로 빚이 있었다니... 너무 우울해"
"집을 팔아서 빚을 갚아서, 유산은 커녕, 우리들이 앞으로 살아갈 돈 조차..."
이럴 때 일수록, 사람에겐 따뜻한 유머가 필요한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내 입에서는 아무런 말도 그녀들 (아마도 자매) 에게 건낼 수 없었던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무거운 기분이 든 나는, 집에서 술에 절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됐다. 하지만, 간신히 참아내고, 근처 서점에 가기로 했다. 여기에 가면, 분명 무언가 좋은 생각이, 어떤 책에 쓰여 있을 게 틀림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머 입문 말인가... 게다가, 그냥 재밌는 게 써 있을 뿐만인 책은 싫다고?"
서점 주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맞아요. 세간에서 말하는 유머의 80% 이상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웃기는 공격적인 것들 뿐이잖아요. 제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그런 유머가 자연스럽게 입에서 나오는 인간이 되고 싶은 거에요."
주인은 침착한 모습으로, 한동안은 침묵했지만, 5분 후에 갑자기 대화를 재개했다.
"평소 같으면 그런 책, 간단하게 찾을 수 있겠지만, 지금 한창 재고 조사 중이라, 다음 주에 오면 찾아 줄 수 있을 텐데..."
확실히 가게 안에는 장사하기엔 너무 적은 수의 책밖엔 없다. 나는 이런 변변찮은 서점에서 사는 거에 짜증을 느끼며, 집 전화번호를 종이에 써서 건냈다.
얼핏 보면 친절히 책을 찾아줄 것 같이 보이는 서점 주인은, 실제론 손님이 전혀 오지 않아 지루해 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손님이 오지 않는 이유로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가게에 진열된 비정상적일 정도로 적은 수의 책이다. 선반의 3분의 2가 텅 비게 된 건 대체 언제부터 였을까? 그냥 단순하게 책을 채워 넣으면 되잖아, 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가게도 분명 엄청 적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계산대 옆에 세워져 있는 샷건은 진짜인데, 과거에 몇 명이고 사람을 죽인 총이다. 하지만 총알이 들어가 있지 않아 가벼운 그 샷건에선 거세당한 듯한 약함이 느껴졌다. 딱히 방범용으로 거기 둘 필요는 없다. 단순히 주인의 심심풀이 해소 목적으로 놓여져 있을 뿐이다.
계산대에서 창문 밖을 향해 샷건의 조준경을 들여다본다. 매일 30분 간격으로 밖에 걸어다니는 처음 보는 행인을 조준한다. 운 좋게도, 이런 반사회적인 놀이가 타인에게 알려져 경찰이 출동하거나 한 적은 없고, 마치 신이 지켜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전혀 문제가 된 적이 없다. 가게 주인이 왜 이런 유치한 놀이를 하는가 하면, 텍사스 모 대학의 탑에서 라이플을 난사한 남자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던 것과는 관련이 없다. 그는 미치지 않았고, 모르는 사람에게 살의를 품지 않는다. 놀이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는, 조금 이상하지만 그가 홀려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이 서점의 재고 부족은 마치 반비례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두 가지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손님이 전혀 오지 않는 가게에서 그는 끊임없이 고민했다. 하지만, 해답은 의외로 빠르게 나온 것이다.
밖에 걸어다니는 인간을, 책으로 바꿔버리면 되는 거다.
이 아이디어는 역사상의 어떤 사건에서 힌트를 얻었기 때문에, 여러분도 다들 눈치챘을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때 나치스가 저지른 반인도적 행위이다. 유대인의 피부로 책 표지를 만든 건 유명하지만, 그건 대체 무슨 책이었던 걸까? 인간의 가죽으로 만든 책이 시장에서 팔렸다, 라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답은 누구나 생각하면 금방 알 것이다. 실은, 완전한 타인이 읽어도 전혀 재미있지 않은 무명의 사람들의 자서전. 저자는 당연히 피부의 소유자인 유대인으로, 1부로 한정된 것이다. 그들은 처형되기 전에 각자의 자서전을 쓰고 있던 것이다.
"그렇지만, 이 주변을 걸어다니는 인간의 자서전 따위는 필요 없어. 그 녀석들이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재미있던 책이라든가, 아니면 지금 가장 읽고 싶은 책 같은 게 되어주면 돼. 이 라이플 한 방으로."
인간을 책으로 바꿔주는 마법의 총따위가 있을 리 없다. 서점 주인은 매일 그런 편리한 물건 없을까, 하면서 멍하게 생각하기만 할 뿐, 다른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확하게 쇼와 57년 6월 20일부터, 그 서점은 항상 커튼을 닫은 채로 두번 다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아주 적은 양의 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것만으로는, 그 방의 눅눅하고 역겨운 냄새가 스며든 기분나쁜 분위기를 걷어 낼 수 없었다.
과거 그 곳이 서점이었다는 사실이 거짓말인 것처럼, 이미 1권의 책도 거기엔 남아 있지 않다. 그런 쓸쓸한 방에서 오랜만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헤어 스타일이 흐트러진건,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요."
평소 같으면 머리가 신경 쓰여 어쩔 줄 몰라하는 프리랜서 라이터 지망 중년 여성 마리는, 좋아하는 외국산 담배 덕분에 짜증내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었다. 최근 3일간, 마시지도 먹지도 옷을 갈아입지도 않는 극한의 상황에서 워드 프로세서의 키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이런 환경에서 그녀를 지켜주는 것이 충실한 펫인 푸들 피피. 마리&피피, 그것이 프리랜서 라이터 팀 이름이다. 피피 특유의 개만이 갖고 있는 이노센트한 인스피레이션이, 마리의 크리에이티브한 이미지를 자극한다. 극단적인 경우, 피피만 있으면 마리는 점보제트기도 조종할 수 있는 (기분이 드는) 거다.
"맞다, 피피쨩한테 밥 줘야지."
피피는 평범한 개 사료도 좋아하지만, 마리의 빠진 머리카락이나 비듬을 가장 좋아한다. 게다가 집필할 때, 마리는 완전한 금식 상태가 아니면 일에 전념할 수 없다.
이렇게 해서 울퉁불퉁 콤비가 폐허 속에서, 17일만에 <유머 입문>을 써냈다. 하지만 서점도 망하고, 읽고 싶어하던 손님의 연락처도 분실해 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원고를 놓고 돌아갔다.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이야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런 것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Sze3CU_h4Zo?si=mjONe_dHMiZK6VDF
Hair Stylistics - Music For The Murder Festa (Official Video)from the albumyoutu.be
내가지금 뭘 읽은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