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헌책 3인방-글벗 서점, 공씨네 책방, 숨어있는 책-이 30% 할인 연합에 들어갔다.

그래서 그런지 이른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세곳 다 사람 존나 많았다. 아마 한강 노벨상 덕분에 국내 문학 열풍이 분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난 그중에 한 곳에 머물며 책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지난 달에 왔을 때에는 한강 작가 소설이 드문드문 보였는데 이번에 가보니 완전 초토화되었더라.

뭐, 난 '베스트 셀러'를 사러 온 게 아니니까.

헌책방을 둘러보는 일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신간은 기대하기 어렵고, 내가 원하는 책은 없거나, 청결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도 헌책방은 재밌다. 구석 한켠에 방치된 책 한 권이 머리를 때릴 수 있다는 경험을 못 해봤다면 결코 내 말을 이해 못할 것이다.

오늘 내가 선택한 책들은 평소에 즐겨찾지 않은 한국 소설이다. 한강 노벨상 받기 전까지 한국 문학을 낮게 평가한 반성의 의미로 골랐다.

그렇게 9천 100원, 내가 고른 책들의 가격이다. 난 현금 만 원을 건냈다. 그런데 사장님은 천 원을 거슬러주셨다. -그게 참 별것도 아닌데 감동 받았음.-

대형 서점도 좋지만 구시대 냄새가 풀풀 나는 이런 서점도 한 번쯤 방문해 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