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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전쟁과 평화를 약 두 달 만에 다 읽었음…

이것저것 하느라고 그냥 드라마 때때로 보듯이 이 작품도 약간은 느으으으으으긋하게 읽어야겠다는 심정으로 읽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기본 마음가짐도 있었지만 애초 작품 자체의 순수 재미도 상당했기에 읽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간략하게 감상을 말하자면, 전쟁과 평화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작가가 이 세계를 그대로 표현하려(물론 작가 자신의 사상이 짙게 담겼지만) 노력한 어떤 구조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거대한 물 덩어리와 같아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물방울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물방울들은 각각의 의지를 지니고 행동하면서 작은 물장구에서부터 거대한 해류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는 각각의 개별자가 지고한 권력가이든, 가난한 농민이든 동일한 양의 의지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각자의 방향성에 따라 움직이기에 서로 밀치고 당기면서, 인간이 만들었으나 역설적으로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기묘한 흐름을 만들어내어 이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하나의 원리로서 작용합니다. 톨스토이는 아마 그 원리의 ‘조정자’로 신을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작품을 다 읽고 곰곰이 장면들을 곱씹어보니 결국 제 마음속에 가장 두드러지게 떠오른 것은 나타샤의 미소였습니다. 첫 등장에서 나타샤가 보인 밝음은 명암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밋밋한 평면이었지만, 나타샤가 겪은 여러 사건들로 인해 마지막에 이르러 그녀의 웃음은 그림자를 지니게 됩니다. 그녀의 웃음에 그림자가 진 순간 우리는 그녀의 얼굴에서 숨겨졌던 면들을 보게 되고 입체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독자인 우리는 그 순간 그녀가 더 이상 소녀가 아니라 한 명의 어른이 됐음을 자각하게 됩니다.(그녀의 어머니 말처럼. “멋있어졌구나. 어엿한 어른이 됐어.”)

동시에 이 두꺼운 분량의 여러 사건들은 결국 그녀의 주변인들에게 있어 그녀의 미소를 진정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진행된 것이 아니었던가 싶기도 합니다. 즉, 나타샤 개인에게 있어서는 나폴레옹의 진군이든 모스크바의 대화재든 사랑하는 사람들의 상실이든 결국에는 어떤 아주 조그마한 한 개인적 특성에 미묘한 차이를 발생시키기 위해 생겨난 자연적인 흐름일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작지만 동시에 커다란 변화입니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이러한 ‘거대한 소박함’을,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너무나 거대해서 그 발생을 정확히 찾기는 힘들지만 소박하기에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면 그 징조를 찾아낼 수 있는, 그런 것들로 우리의 삶은 꾸려지고 희망을 느끼고 사랑하며 후세로 이어지고 존속되게 되는 것입니다. 분명 이런 거대한 소박함이 비단 나타샤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인물들에게도 찾아왔겠죠.

물론, 에필로그에 이르러서 톨스토이가 자신의 사상 설파를 위해 몇몇 인물들의 결말을 ‘봉합’했다고 느껴지긴 합니다…그렇다고 그네들 일일이 설명하자면 분량은 더욱 어마무시해졌을 것이긴 했겠지만…그런 의미에서 안나 카레니나가 좀 더 깔끔한 작품이지 않은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분량 면에서도 그렇고...나보코프 말마따나 넘 길어...

아무튼 진짜 좋았습니다. 나타샤를 처음에는 별로 안 좋아했는데 읽다보니 진짜 매력이 넘치더라구요...그리고 그 인물을 그려낸 톨스토이는 마지 카미...넹 일독을 권합니다.

아 그리고 피에르가 ㄹㅇ 감초였음

그냥 인물들 하나하나가 당분간 기억에 맴돌 것 같습니다

감상 끝! 피곤해




+ 아래 장면은 너무 귀여워서

넘 귀엽지 않나용

++ 2016 BBC 전평 드라마 보고 싶은데 서비스해주는 곳이 없네…폴 다노가 연기한 피에르 ㄹㅇ 보고 싶은데…

+++ 당분간은 얇은 책을 읽어야겠다

++++ 에필로그 2는 그냥 논문이어서 흘려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