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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니까 약간 산문집 + 시대상 고발극? 같네
쿳시 소설은 추락 이후로 두번째인데, 이번에도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와 시대상이 궁금해서 읽은 소설임
작중에서 묘사되는 남아공은 무법천지에 정부와 민간인 할 거 없이 폭력이 난무하는 무슨 세기말 같았음. 작중 배경이 아파르트헤이트정권의 말미라서, 인종 내전의 발발을 눈앞에 둔 남아공의 정신나간 시대를 그렸음.
이런 정신나간 세상에서 살아가는 전임 교수이자 중년의 딸을 둔 어머니인 커런 부인이 자기 집 앞에서 노숙하던 노숙자 퍼케일에게 자기 인생의 마지막 편지들을 딸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는 이야기임.
전에 봤던 추락에서 그랬듯이, 주인공인 커런 부인은 전임 교수지만 역시나 현실적으로 흑인들을 차별하는데 동참하지 않는 것 외에 실제로 할 수 있는 저항이 없는 수준으로 나약한 지식인임. 심지어 고령과 암으로 죽어가고 있으니 더더욱 이런 모습이 안쓰러웠음.
커런 부인의 죽음과 생애를 향한 넋두리는 작중에서 딸을 위한 편지로 승화되지만, 이게 진짜 고국을 버린 딸을 위해 쓴 편지인지, 후대의 아이들을 위해 남긴 고통스러운 시대 고발이자 양심선언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음.
이런 점에서 작가가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일부였던 모든 사람들을 향한 비판과 반성을 그렸다는 느낌도 있음.
당시 그려지는 남아공은 문명의 혜택을 소수자인 백인 계층에게만 몰아주고, 흑인 계층에겐 이유 없이 쏴죽이지나 않으면 다행인 수준으로 어떤 치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임.
이게 다소 충격적인게, 국민으로조차 보지 않고 무슨 집에 들어온 짐승 죽이듯 쏴죽이기까지 하니, 여러모로 이게 현실에 기반한 이야기였다니 상당히 충격적이었음.
커런 부인이 마지막 힘을 다해 남긴 양심의 흔적도 과장 없이 절박해서 마음 아프지만, 이유 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의 모습도 참 안타까웠음.
개인적으로 초중반에 당연하다는 듯이 피 흘리는 아프리카 한복판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를 살리려 애쓰는 커런 부인의 모습이 당시 시대의 본질을 정말 잘 그려낸 장면이었던 거 같음.
거리에서 개처럼 사냥당한 흑인들의 죽음과, 병원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백인들의 모습이 대비되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묵직하고 참담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듦.
한편으로는 차별의 해소를 위해 한 몸 바치고 싶으면서도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건 도망치는 것 밖에 없었던 지식인의 수치스러운 시대를 직시하려는 무서운 작품이었음...
추락과 달리 희망이나 재기랑은 거리가 좀 있는 이야기인데, 작중에서 꾸준히 드러나는 인류를 향한 사랑으로 미약하게나마 희망찬 가능성을 바라본거 같기도 함.
다만 이런 진중한 성찰도 매우 좋은데, 한편으로는 너무 그려진 남아공의 현실이 처참하고 잔혹해서 막막하기도 함. 개인적으로는 백인 작가인 쿳시의 시점 말고도 흑인 작가의 시선으로 그러낸 아파르트헤이트도 궁금해지네.
쿳시 소설을 두편 정도 읽어보면서 느낀 인상은 진중하고 반성적이라는 거임. 한편으로는 약간 재치는 전무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쿳시도 엄연히 가해자의 일부였던 백인이었던 만큼, 반성에 있어서 진지하지 않은 태도를 취할 수는 없었을 거 같음.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은 문화대혁명 수준으로 한 나라의 운명에 여파를 미쳤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나는 작품이었음.
그리고 치안이 심각하게 나쁜 나라일수록 죽음이나 폭력이 당연하게 나타나는데, 이게 과장이 아닌지 여러 소설들에서 묘사되는 치안 미비 상황이 어떤 하나의 공통점을 띄는 점을 보여줘서 이게 실제 상황이구나 싶었음.
여러모로 고통스러울만큼 선명하고 충격적이면서도, 감동적인 작품이었음. 개인적으로 주인공을 죽음을 앞둔 노파로 설정한 점이 작품의 절박함을 더욱 더 강화시킨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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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배경을 그리면서도 <철의 시대>는 완전히 리얼리즘에 가까우면서 <추락>은 아이러니한 모던 소설이라는 게 참 인상적임 후자에서는 전자에서와는 다르게 이 흑인을 실존적 공포로서 다루고 있는 게 구성이랑 별개로 분명해서;
확실히 추락은 흑인들을 피해자로만 안그려놓긴 했음. 그 점이 좀 더 현실적이었기도 하고ㅇㅇ - dc App
철의 시대 ㄹㅇ 명작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