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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부터 축구부도 했었고 매일 다른 학교랑 축구 원정 다니는 ADHD 말기 환자였었음.


고등학교도 올라갔겠다 새학기니까 이미지좀 쇄신하고 싶어서


엄마 책장에 있는 '오만과 편견'을 냅다 학교에 가져갔음.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안 가고 다른 반도 안 가고, 애들 다 보라고 일부러 책 꺼내다가 전시용으로 독서를 시작함.


솔직히 첫 문장 읽을 때부터 머리가 지끈하고 존나 못 읽겠어서 한 5페이지 읽고 유기할까 하다가


갑자기 뒷 쪽에서


'뭔 오만과 편견이여 ㅋㅋ'


하면서 인싸새끼들이 꼴에 책 읽냐고 존나 놀리는 거임.


그래서 오기로다가 말도 안섞고 계속 책 읽다보니 결국 완독까지 가게 되었음.


점심 시간에 농구하러 나가면


왜 책 안 읽고 농구하냐고 꼽 줜나 줘서 오만과 편견 이후로도


파우스트랑 단테 신곡 같은 제목만봐도 존나 어려워 보이는 책만 골라다가 아득 바득 읽게 됨.


결국 독서가 컨셉에 그치지 않고 취미로 자리잡게 되었음.


그 관성은 벌써 지금까지 오게 됐고,


글을 쓰는 지금도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읽고있음.


컨셉이 여태까지 이어지다 보니까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같이 노는 친구들도 '그냥 얘는 원래부터 책 읽는 애였음 ㅇㅇ' 라고 기억이 왜곡된 채 날 인지하고 있음.